그런데 전북도민에게는 놀랄 일이 하나 더 있다. 도내 14개 시군 중 무려 5개 군에 소방서가 없다는 사실이다. ‘정말?’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런 사실을 아는 도민들은 뜻밖에 많지 않다. 안전시설 중에서 소방서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그런데 심지어 도내 8개 군 지역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완주군에조차도 소방서가 없다는 사실은 믿기지 않을 정도다. 최근 완주군 인구는 김제시를 추월해 10만에 육박하고 있다. 진안, 무주, 임실, 순창 또한 인구는 적지만 산림 면적이 매우 넓어서 반드시 소방서가 설치돼야 한다. 지금까지 전라북도와 소방당국이 직무를 게을리했다는 증거는 타 시도와 비교할 때 잘 드러난다.
충북의 경우 11개 시군에 모두 소방서가 있고, 경남은 20개 시군에 모두 소방서를 갖췄다. 그런데 전북은 14개 시군에 9개 지역에만 소방서가 있을 뿐이다. 인구 3만여 명의 충북 보은군에는 소방서가 있는데, 전북 순창군에는 없다. 인구 2만여 명의 경남 의령군에는 소방서가 있는데, 전북 임실과 진안, 무주에는 없다. 그런데도 전라북도는 엉뚱한 계획을 세워놓고 있었다. 전북은 2010년 ‘소방력 보강 5개년 계획’을 세웠는데, 급하지 않은 소방서 신축이전계획은 입안했으나 완주소방서 설립 등은 계획에 포함하지도 않았다. 안전문제가 정치적인 흥정의 대상이 된 것이다. 하루 빨리 계획을 수정해야 한다. 완주군은 소방서 설립이 매우 시급하다. 이미 인구 9만을 넘어 10만 이상의 시 승격을 계획하고 있으며, 인구 밀집지역이 많다. 완주군의 아파트는 남원과 김제보다 많으며, 향후 5년 내 1만 세대가 더 늘어날 것이다. 인구가 밀집된다는 것은 그만큼 화재에 취약해진다는 의미다.
게다가 산업단지 면적도 군산, 익산에 이어 도내 3위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 조성 중인 ‘완주테크노밸리’가 완성되면 익산과 비슷한 면적이 된다.
완주군에 소방서가 없다 보니 불이 났을 때 ‘골든타임’을 놓치는 사례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소방인력과 장비가 5분 이내에 현장에 도착해야 화재 진압이 쉬운데, 최근 3년간의 통계를 보니 5분 안에 도착한 건수는 전체의 48%에 불과했다. 만약 소방서가 없는 상태로 의정부 오피스텔 화재나 산업단지 내 대형 화재라도 발생한다면 그 손실에 대한 책임은 누구에게 물어야 할 것인가? 예산이 부족하다는 변명은 하지 말아야 한다. 현재 운용 중인 지역자원시설 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정부가 검토 중인 소방안전세가 도입된다면 더 수월할 것이다. 전라북도는 이제라도 ‘소방력 보강 5개년’을 수정해 완주 소방서 신설계획을 세워야 하며, 도민들의 안전을 최우선적 가치로 여 타 시도에 비해 손색없는 소방안전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이 문제는 비용이 아닌 의지와 인식의 문제라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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