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끝내 문을 닫게 되고, 지역경제에 막대한 타격이 가시화하면서 이에 따른 책임론이 정치권으로 옮아가는 모습이다. 가동 중단이 예고되고, 실제 중단까지 1년 여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지역 정치권의 대응이 적절했는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4일 지역정가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지난 1일부터 가동을 중단하면서 이에 따른 후폭풍이 지역 경제를 강타하고 있다. 협력업체가 줄줄이 문을 닫으면서 실업자가 속출하고 있고, 인근 상권은 급속도로 경색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4월 86곳이던 협력업체 수는 30곳으로 56곳이 자취를 감췄고, 군산조선소 직원도 4700여 명이 줄었다. 이 같은 상황은 이달 중순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의 잔여작업이 마무리되면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지난 1년여 동안 보여준 정치권의 대응이 과연 ‘최선’이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면서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 사태를 막지 못한 책임론이 정치권을 향하고 있다.
20대 총선 이후 전북 정치 지형이 3당 구도로 재편되면서 지역민들은 각 정당의 경쟁과 협력이 지역의 낙후를 벗고, 획기적 발전을 가져오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3당 국회의원들이 현안과 관련해 힘을 합하면 갖가지 난제를 풀어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지역민들의 바람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 사태로 ‘기대’에 불과했다는 지적이다. 각 정당이 조선소 가동 중단을 저지하기 위해 목소리를 내며 나름의 활동을 벌였지만 과거처럼 응집된 힘을 보이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 과거 전북 정치권은 지역 현안 문제가 촉발되면 자치단체 등과 함께 가장 선봉에서 문제 해결을 주도했고, 필요할 경우 적극적인 행동에 나섰었다.
그러나 중앙에서 활동하는 전북지역 10명의 국회의원들은 당을 떠나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을 저지하기 위해 모두 함께 머리를 맞댄 적이 없다. 일부 의원들에 대해서는 “자신의 지역과 관계없는 일이라며 강 건너 불구경 했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20대 국회 개원 직후 현안 해결을 위해 당을 떠나 ‘협치’하겠다던 다짐을 스스로 무색케 했다는 지적이다. 여당내에는 실력자가 있고, 야당에는 최고위원과 중진 의원이 즐비하지만 군산조선소 문제 대응과 성과는 초라하기 그지없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군산조선소는 전북 제조업 매출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이 같은 비중은 군산조선소가 군산만의 일이 아니라 전북 전체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라며 “그럼에도 지역 정치권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제대로 협치를 했는지는 의문이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군산조선소 가동은 결국 중단됐지만 완전히 끝났다고는 보지 않는다”면서 “정부 여당을 중심으로 지역 정치권이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군산조선소 재가동은 물론 가동 중단에 따른 현실적인 지원대책 등 대안 마련을 위해 적극 나서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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