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거나 보금자리를 챙겨주는 ‘캣맘·캣대디’가 늘고 있다. 반면에 길고양이에 반감을 갖는 시민들도 많아 주민갈등도 벌어진다. 실제로 지난 11월에는 서울에서 길고양이에게 공기총을 발사한 80대가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고, 건물이나 골목에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지 말라는 경고 문구가 붙기도 한다. 길고양이와 관련한 양쪽의 입장을 듣고, 대안을 모색해봤다.
#1. 전주시 인후동 A씨(30). “나는 캣대디(Cat Daddy) 입니다. 올해 초 길고양이 한 마리가 자꾸 따라오길래 먹이를 챙겨주면서부터 시작됐습니다. 요즘은 길고양이 인터넷 카페에도 가입해 정보를 나누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자주 다니지 않는 곳에 고양이 사료를 놔두고, 상자를 가져다 두기도 합니다. 최근 날씨가 추워지면서 걱정이 커졌습니다. 요즘은 상자에 담요를 깔아 놨는데 하루도 채 되지 않아 가보면 치워져 있습니다. 집에서 키울 형편은 되지 않아 인적이 드문 곳에 놔두는 것뿐인데 이것도 싫어하는 사람이 많나 봅니다.”
#2. 전주시 금암동 B씨(41). “나는 길고양이가 싫습니다. 갑자기 튀어나와 놀라기도 하고, 고양이 울음소리가 아기 울음소리처럼 들려 밤에는 소름 끼치기도 합니다. 고양이들이 분리수거 해 놓은 쓰레기봉투를 물어뜯어 지저분해집니다. 시에 민원을 넣어도 고양이 수는 줄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근무하는 사무실 건물 모퉁이에 고양이 사료를 두는 가는 사람이 있는데 ‘자기 집 앞에 하지, 왜 다른 곳에 와서 놔두고 가는지’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데려가 키우기는 싫고, 길고양이는 좋다는 걸까요. 남한테 피해라는 것을 모르는 것인지 짜증 납니다.”
이처럼 길고양이를 두고 주민 간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이 같은 갈등을 줄이기 위해 전문가들은 길고양이 중성화사업(TNR)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TNR은 포획(Trap)-중성화수술(Neuter)-방사(Return)의 약자로, 길고양이를 포획해 중성화 수술을 시킨 뒤, 다시 풀어주는 사업이다. 중성화 수술을 받은 고양이는 발정이 오지 않기 때문에 발정 울음소리를 내지 않게 되고, 영역 다툼도 덜 하며, 무엇보다 새끼를 낳지 않게 된다.
전주시도 지난 2007년부터 TNR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 해 예산은 5000만 원으로, 전주시 3곳의 동물병원과 협약을 맺어 시행 중이다. 지난 2015년 494건, 2016년 542건, 올해도 488건을 진행했다. 하지만 사업 추진을 위한 지자체의 인력, 예산 등이 제한적이어서 큰 효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캣맘·캣대디와 관련해 전주의 한 수의사는 “길고양이 중성화 수술 사업에서는 길고양이를 포획하는 것이 중요한데, 정해진 위치에서 사료를 정기적으로 먹게 되면 길고양이 입장에서는 배가 안 고프기 때문에 쓰레기봉투를 뜯을 일이 없어지고, TNR 사업도 수월해지므로 개체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정한 장소에 꾸준히 사료를 줘야 길고양이들이 그곳에 모이게 되고, 포획이 쉬워지므로 캣맘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그렇기 때문에 캣맘을 비난하기보다는 적정한 장소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주시 관계자도 “민원이 많을 때는 하루에 20건 넘게 들어와 처리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인력과 예산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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