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9주년 3·1절을 하루 앞둔 28일. 이강안 광복회 전북지부장과 함께 ‘전북지역 독립운동 추념탑’을 찾았다.
이 추념탑은 전북 출신 독립운동가들의 숭고한 뜻을 기리기 위해 지난 1994년 3월 1일 전주시 송천동에 건립됐다.
추념탑 옆에 최근 새로 지은 ‘충혼각’에는 독립운동을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친 전북지역 애국지사들의 영정과 위패 967위가 모셔져 있다. 깔끔하게 정돈된 잔디와 나무들, 깨끗이 닦인 추념탑, 신발을 벗고 충혼각에 들어서자 수많은 영정과 위패가 모셔져 있었다. 이를 바라보고 있으니 새삼 애국지사들의 충정에 절로 숙연해졌다. 그러나 3·1절을 하루 앞둔 이 날 충혼탑을 찾는 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내년이면 100주년을 맞는 3·1절이 일상에서는 그저 공휴일, 빨간 날짜의 쉬는 날로만 치부되고 있다.
·(관련기사 16면)
지난 28일 전북일보가 지난해 2월 말부터 3월 말까지 삼일절 관련 키워드와 ‘화이트데이’ 검색어 트랜드를 분석한 결과, 화이트데이 검색 건수는 삼일절 관련 키워드 검색보다 3배나 많았다. 기간 내 3·1절과 삼일절 등 검색 건수는 삼일절은 90건, 화이트데이는 286건이었다.
3·1절에 대해 잘 모르는 학생들도 태반이 넘는다.
과거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초·중·고교생 3919명을 대상으로 삼일절 인식 설문조사를 한 결과, ‘삼일절이 무엇을 기념하는 날인지 잘 알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잘 알고 있다’고 대답한 학생은 절반에 못 미치는 43.7%에 불과했다.
삼일절과 관련한 실제 인식도 수치와 다르지 않았다.
전주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권모 씨(33)는 “삼일절이 참 고맙다”고 말했다. 삼일절과 3·1운동이 가진 의미 때문이 아니라 그저 쉴 수 있는 공휴일 바로 ‘빨간날’이기 때문이다. 그는 “지쳤던 직장생활에 주중 공휴일이 고맙기만 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세태를 두고, 이강안 지부장은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제대로 된 역사 교육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지부장은 3·1운동을 ‘대한민국 정체성의 시작’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1919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우리 사회가 봉건제에서 민주공화국으로 전환된 역사적 순간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3·1운동의 정신은 여전히 온 국민에게 내재해 있다고도 했다. 전 국민이 함께했던 촛불집회가 바로 3·1운동 정신이 깃들어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정신을 지속적으로 계승하기 위해서는 역사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지부장은 “그동안 3·1운동 등 항일항쟁과 관련한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국민들이 모르고 있었을 뿐, 모두의 마음속에는 애국지사에 대한 고마움이 있을 것”이라며 “학교에서의 제대로 된 역사교육과 함께 독립운동과 관련한 시설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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