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송년의 아쉬움과 새해에 대한 기대가 함께하는 연말연시다. 해마다 이맘때면 사랑의 온도탑이 세워지고, 구세군 자선냄비도 등장한다. 적선지가(積善之家) 필유여경(必有餘慶)이란 말이 있다. ‘선한 일을 많이 한 집안에는 반드시 남는 경사가 있다’는 뜻이다. 이를 풀이하면 ‘좋은 일을 많이 하면 후손들에게까지 복이 미친다’는 것이다.
경제가 어려워지면 제일 먼저, 그리고 가장 큰 고통을 받는 사람은 가난한 이웃이다. 우리 사회는 양극화가 심화되고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홀로 사는 노인, 소년소녀가정, 사회복지시설 등 사회의 따뜻한 관심과 보살핌이 필요한 이웃들이 많아지고 있다.
전북은 전국에서 두 번째로 노인인구가 많다. 이 가운데 홀로 사는 노인이 20%를 웃돈다. 또한 사회복지시설에서 생활하는 분들은 1만여 명이 넘고, 기초생활보장수급자 비율도 전국에서 가장 높다. 소년소녀가정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런 분들이 사회나 가족의 울타리 안에서 충분히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정부가 복지예산을 지속적으로 확충해 취약계층을 지원해 오고 있지만 양극화의 골을 메우기에는 한계가 있다. 기업과 단체, 개인의 기부와 나눔이 중요한 이유다.
그런데 한국의 기부문화는 인색하다. 세계적인 영국의 자선지원재단이 발표한 2018년 세계기부지수에 따르면 한국은 146개 조사대상국 중 60위에 그쳤다. 전년도에 비하면 순위는 두 계단 상승했지만 국내총생산기준 12위 수준의 경제 규모를 감안한다면 선진국 수준에 크게 못 미친다.
‘십시일반’이란 말이 있다. 열사람의 밥을 한술씩 보태면 한사람이 먹을 분량이 된다는 의미다. 기부는 대기업이나 갑부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돈만 기부하는 것도 아니다. 재능, 물품으로 참여할 수 있다. 물론 기부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오블리스 노블리제’를 몸소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필요하다. 또한 소액이지만 많은 사람이 참여할 때 진정한 기부문화가 뿌리 내릴 수 있다.
한해의 마지막이 얼마 남지 않았다. 단 하루만이라도 나눔으로 같은 민족이라는 공동체 의식을 가져보자. 억울한 사람들을 봐도 분노할 줄 모르는 사람들, 불쌍한 이웃을 봐도 외면하는 사람들이 있을지라도 우리주위에는 이웃의 불행을 보면 자기 일처럼 눈시울을 적시고 호주머니를 털어, 있는 것 다 내놓는 사람들이 더 많다.
전주시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를 비롯해 불우 이웃을 돕는 성금을 내기위해 전화기 다이얼을 누르고 연탄을 나누며 자선냄비에 돈을 넣는 사람들로 인해 사회는 따뜻해진다.
‘적선지가 필유여경’이라서 불우이웃을 돕는 사람은 없다. 타인의 어려움을 보고 우리가 아픔을 느끼는 것은 측은지심이 발동하기 때문이다.
‘십시일반’, 이보다 더 좋은 말이 없다. 한국인의 미덕이고 나눠갖자는 축복이다. 올 겨울은 어느 해보다 혹독한 추위가 자주 찾아온다고 한다. 연말연시, 우리 주변의 소외된 이웃도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가까운 곳에서 나눔을 실천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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