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의 달을 맞아 나는 시를 쓰고 싶어졌다. 파월 상이군경이라 소재가 너무도 많지만 그동안 쓰지를 못했다 하루 밤에 충혼시를 쓰고 보니 검증을 받고 싶어 전북문단의 회장님들 너 댓 분에게 이메일로 자문을 구했더니 모두가 잘 썼다고 답을 주셔서 현충일 헌시로 추천을 하게됐다. 일등병 시절인 66년까지만 하여도 농촌과 중소도시는 일하고 싶어도 일감이 없어 막노동조차 마땅치 않고 일을 하여도 바로 임금을 받지도 못하고 심지어 떼이는 경우도 허다했다. 그때 월남에서 질병으로 귀국한 후 완치 되어 우리 소대로 배치 받은 동료가 왔다. 월남에 지원하고 싶다며 같이 가자고 졸랐다. 전쟁터에 가면 죽음을 생각해야 되는데 지금 죽기엔 꿈을 펼쳐보지도 못한 젊음이 아쉬웠다. 그러나 죽게 되면 연금으로 부모님이 밥은 굶지 않으시고 동생들도 학교를 제대로 다닐 것 같아 용기가 나서 서둘러 지원을 했다. 그런데 1976년 12월31일, 수색작전에서 수류탄을 맞고 쓰러졌고 군복을 입고 강을 헤엄친 듯 흘린 피로 빨래를 한 꼴이 되었다 금세 헬기가 도착하여 연대 구내 시 병원 수술실에 도착했다 수술 후 삼일 만에 깨어났다고 했다 손발이 침대에 모두 묶여있는 상태였다. 파월 장병들은 국가의 부름으로 죽음의 전장 터에 몸을 던졌으나 미국이 지급하는 제대로 된 수당도 못 받으며 32만 명이 전장을 누볐고 10여만 명이 고엽제와 불구의 환자가 되었고 500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한 국가유공자를 국가와 사회가 인정하고 예우하고 책임질 때 젊은이들이 본받고 따를 것이다. 시인으로서 내 마음을 담아본 글이다.
맨몸으로 태극기 앞세워 총칼과 맞섰던 광복의 영웅들이여
풍전등화 같은 조국을 지켜낸 6.25 참전 용사들이여
정글과 산악을 누비다 꽃잎처럼 사라진 꽃봉오리들이여
임들은 조국의 근간이고 초석이고 등불입니다
땀과 눈물과 피를 흘리며 한 자루의 촛불이 되셨기에
이 나라 이 강산이 이렇게 울창하고 푸르른 것입니다
총알이 미친 듯 날뛰고 화염이 활화산처럼 입 벌리는 전장에
몸을 던지다 불구가 된 상이군경들이여
그대들은 진정한 국가유공자들입니다
생사를 무릅쓰고 젊음을 던져 전장을 누비던
용사들이여 그대들은 대한의 기상을
세계만방에 빛낸 역전의 사나이들입니다
포연을 누비던 먼저 간 전우들이여 고통 받는 환우들이여
너무 서글퍼하지도 원망하지도 외로워하지도 맙시다
우리네 눈물과 땀과 핏방울이 그냥 사그라지지 아니하고
생명력의 밑거름이 되고 씨앗이 되어 한반도를 감싸는
큰 나무가 되었습니다
풀뿌리로 목숨을 연명하던 이 나라가
쌓이는 묵은 벼를 저장할 창고가 부족해 골칫덩어리입니다
세계 경제 대국들과 어깨를 겨루고 있습니다
집집마다 지게뿐인 가정들이 자가용 2~3대씩 굴리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은 강대국들도 경계하고 두려워합니다
해 기울면 빈손으로 돌아갈 발걸음이지만
국가유공자들은 잿더미 된 이 강산을
무궁화 만발하는 늘 푸른 조국의 뿌리가 되었습니다
우리의 후손들이 세계를 누비며 뻗어나가고 있습니다
이보다 더 큰 업적이 또 있으리오
이보다 더 큰 기적이 어디에 또 있을까요
호국영령들이여 먼저 간 임들과 전우들이여
우리 모두 박수를 보냅니다
대한민국 유월의 태양이 찬란하게 빛나고 있습니다.
△최정호 국가유공자는 1943년 완주 용진에서 출생, 대한신학대학교를 중퇴했다. 1967년 4월 월남에 파병돼 복무하던중 그해 12월 31일 수류탄이 터지면서 큰 부상을 입었다. 2015년 월간 문학세계에 시인으로 등단한데 이어, 월간 수필문학에 수필가로도 등단,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고있다.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