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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전북민국’으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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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 서울시립대 교수

2021년 연구년을 맞아 지역살이를 이어왔다. 로컬에서 더 행복하게 일하며 사는 사람들을 찾아가 만났고, 그네들 삶과 이야기를 담은 100여개 영상을 유튜브 채널 <도시의 정석>에 올렸다. 하동, 목포, 전주, 강릉에서는 한달살이를 했다. 대한민국의 로컬을 다시 발견했던 선물 같은 1년이었다. 

환갑을 맞는 2022년 새해를 앞두고 여생에 꼭 이루고 싶은 두 개의 꿈을 가슴에 품었다. 첫 번째 꿈은 ‘일백탈수, 일 년에 백만 명씩 탈수도권’ 하는 인구 대이동이다. 국토의 11.8%에 불과한 수도권에 1970년대에는 국민의 3분의 1이 살았는데, 2019년을 기점으로 과반을 넘었다. 수도권 인구는 점점 늘어 온갖 문제가 심화되고, 비수도권 지역은 인구를 빼앗겨 지방소멸이 눈앞의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어떻게 풀어야 할까? 답은 하나,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인구이동 뿐이다. 수도권을 떠나는 인구이동은 이미 시작되었다. 특히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의 지역이주는 점점 늘어가는 추세다. 베이비부머들의 탈수도권에도 기대를 건다. 평생 열심히 일하느라 고생했던 중장년들이 앞으로 남은 30여년을 로컬에서 더 행복하게 살아보자고 ‘강추’한다. 자녀들을 로컬에서 더 잘 키울 수 있다는 믿음이 확산된다면 학부모와 자녀들의 탈수도권도 늘 것이다. 

꼭 이루고 싶은 두 번째 꿈은 <지역민국>이다. 수도권을 떠나 뿔뿔이 흩어지지 말고, 같은 꿈을 가진 사람들이 한데 모여 지역민이 주인인 나라 ‘지역민국’을 세우는 것이다. 2023년 새해를 맞으며 ‘전북민국’의 꿈을 꾼다. 이 꿈을 180만 전북도민들과 함께 꾸고 함께 이루고 싶다. 

2021년 고향 전주에서 한달살이를 하면서 전북의 안타까운 현실을 목도했다. 전주에서 군산, 익산까지 편리하게 연결해주는 대중교통이 없어 매우 불편했다. 인근 도시를 연결해주는 대중교통이 없는 이유를 물으니 인구를 뺏길까봐 연결을 원치 않는다고 들었다. 힘이 부치는 전북이 하나로 뭉쳐도 버거울 텐데 서로 인구 뺏기 경쟁을 하고 있다니 참으로 안타까웠다.

‘전북민국’을 만들자. 전라북도 14개 시군이 하나로 합체하여 서로의 장점을 나누며 상생할 수 있도록 새로운 판을 짜자. 약체인 소도시들끼리 서로 뺏고 뺏기는 제로섬 게임을 멈추고, 협력과 연대로 상생하는 하나의 전북을 엮자. 나는 ‘전주시민’, 당신은 ‘장수군민’, 이런 생각 던져버리고 우리는 다 같은 ‘전북시민’으로 생각하고 서로를 부르자.   

전북민국의 시작은 ‘전북 BRT’일 것이다. 14개 시군을 가장 빠르게 연결하는 도로 위에 버스전용차로를 긋고 새벽부터 자정까지 촘촘한 배차간격으로 주요지점에만 정차하는 간선급행버스(BRT)를 운행한다면 전북은 하나의 생활권이 되어 상생할 수 있을 것이다. 진안 청년이 하루 일을 마치고 부안 친구를 찾아가 저녁식사에 술도 한잔한 뒤 대중교통으로 집에 올 수 있게 된다면 참 좋지 않겠는가?

수도권을 떠나는 사람들이 가장 오고 싶고 살고 싶은 전북을 만들자. 남녘 유일의 고원과 지평선을 보유하고 시군마다 매력이 넘치는 전북은 대한민국의 축소판 아닌가? 탈수도권을 꿈꾸는 이들에게 이렇게 초대하자. “전북으로 오세요. 전북 어디를 선택하든 나머지 열세 곳을 ‘덤’으로 드리겠습니다.” 새해다. 새로운 꿈을 꾸자. 때마침 전북특별자치도법도 통과되었다. ‘전북민국’으로 가자!   

/정석 서울시립대 교수

△정석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서울연구원 동북아도시연구센터장·서울시 마을공동체위원장 등을 지냈으며, 유튜브 <도시의 정석>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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