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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가지’ 골프장의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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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중앙지 인터넷신문에 1면 톱으로 실린 ‘골프장 그늘집’ 의 역대급 바가지요금과 관련한 내용이 가히 충격적이다. 골프를 치다가 출출하면 중간에 간단한 요기도 할 수 있는 쉼터다. 수도권 그늘집에서 먹는 음식값이 일반인의 상상을 초월하는 액수임에도 아무런 통제 장치가 없어 이용객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는 게 핵심이다. 이런 사례는 수도권에만 국한된 내용이 아니란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그러지 않아도 최근 골프 동호인들 사이에서 천정부지로 오른 그린피에 대한 불만이 극에 달해 있다. 얼마 전 도내서도 평소 15만 원 하던 골프장이 기습적으로 2만 원을 올려 눈총을 받고 있다. 이같은 ‘배짱 영업’ 은 한두 번 나온 얘기가 아니다. 오죽하면 국회 국감서도 이 문제가 도마에 올라 주목을 끌었다. 10만 원 넘는 돈가스 탕수육은 물론 1000원대 막걸리를 1만 2000원에 팔거나 시중의 10배가 넘는 떡볶이를 통해 폭리를 취했다는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재앙 수준의 코로나가 덮쳐 자영업 소상공인들은 지금도 후유증을 겪고 있지만 골프장들은 유례없는 호황으로 사상 최고치 이익을 냈다. 코로나 비상 조치로 다중집합시설 방문은커녕 해외여행도 막히자 사람들은 청정 지역으로 인식된 골프장으로 몰렸다. 젊은 MZ세대들도 이 대열에 합류하며 지난해 전국 501개 골프장 방문객이 4천673만 명으로 전년 대비 12% 늘었다. 골프 인구도 515만 명으로 1년 새 46만 명이 급증했다. 코로나 특수에 따른 영업 이익도 평균 54% 늘어난 건 물론이다. 여기에다 개별소비세와 부가세까지 면제받아 ‘황금알을 낳는 거위’ 로 불릴 정도다. 

코로나가 서서히 풀리는 데도 여전히 북새통을 이루자 고질적인 부킹 전쟁과 가격 상승의 문제점이 다시 불거진 것이다. 해외 골프도 점차 늘고 젊은 층 일부는 만만치 않은 비용 때문에 발길을 끊었는데도 호황 모드는 꺾일 줄 모른다. 골프장들은 그런 점을 틈 타 코로나 때도 대중 골프장 그린피를 평균 20% 인상하고. 카트 사용료와 캐디피도 1만∼2만 원씩 올렸다. 뿐만 아니라 부수입 또한 알뜰하게 챙겨 주머니가 두둑해졌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샤워 시설 이용이 불가능해지자 이에 따른 수도세, 전기세, 인건비까지 아꼈다. 

이렇게 코로나 특수 효과를 톡톡히 누리면서도 이용객에 대한 서비스 질은 떨어졌다는 게 대체적 시각이다. 부킹 갑질, 비싼 음식값과 함께 직원 불친절, 잔디 부실 관리는 단골 지적 사항이다. 단체 예약 콜을 미리 알려주지 않고 임박해서 OK 사인을 보내 낭패보기 일쑤다 1인당 20만 원이 넘는 골프 비용이 부담스러워 점심은 골프장 외곽 식당에서 대충 때우기도 한다. 그만큼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상황에서 또다시 그린피를 올리는 건 고객을 ‘봉’ 으로만 여기는 결정적 근거가 된다. 코로나의 혹독한 시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최대 호황기를 노려 장삿속 주판알만 튕긴 셈이다. 불만이 가득찬 이용객들의 부메랑이 우려된다. 김영곤 논설위원

김영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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