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반가운 소식이다. 전북에도 노동자 작업복 세탁소가 만들어진다고 한다. 전북 도의회 권요안 의원은 지난 15일 '노동자 작업복 세탁소 설치 및 운영 지원 조례안'을 대표 발의했다. 조례안은 노동자 작업복 세탁소 설치·운영 및 시설 확충, 세탁 시스템 구축 등에 관한 사항을 담고 있다. 노동자는 일을 하다 보면 기름, 분진, 각종 유해 물질에 작업복이 오염된다. 하지만 자체 세탁 시설을 갖춘 대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중·소 사업장은 오염된 작업복을 세탁할 수 있는 별도 시설이 없다. 일반 세탁소는 이를 취급하기 꺼리고 가정에서도 다른 세탁물과 별도로 세탁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노동자는 오염된 작업복을 입고 일할 수 밖에 없으며 이로 인해 건강권이 침해된다. 이를 해결하고자 2019년 김해에서 전국 처음으로 노동자 작업복 세탁소가 만들어졌다. 경남에서 시작된 노동자 세탁소는 전국으로 뻗어나가 현재 광주광역시, 경기도 등 산업단지가 있는 지역에서는 대부분 노동자 작업복 세탁소를 운영 중이다.
지역별로 운영 형태는 약간 차이가 있는데 전북 노동자 작업복 세탁소는 장애인 표준사업장으로 운영하는 것을 제안해 본다. 고용노동부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을 통하여 지방자치단체 주도형 컨소시엄형 표준사업장 설립을 지원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기업 등과 연계하여 표준사업장을 설립하면 최대 20억 원까지 필요한 비용을 무상으로 지원해 장애인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업이다. 세탁소 설립에 필요한 재원을 정부 지원을 통해 쉽게 해결할 수 있으면서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어 효율성이 매우 높다고 하겠다. 또 장애인 표준사업장에는 고용한 장애인 수에 비례해 장애인 고용장려금을 장애유형과 정도에 따라 매월 1인당 35~90만원 계속 지원해 주고 보조공학기기나 근로지원인 지원도 해 주므로 안정적인 운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장애인 표준사업장’이란 장애인 편의시설을 갖추고 최저임금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는 장애인을 10인 이상 고용하고 있는 사업장을 말한다. 작년 말 기준으로 전국 622개 표준사업장에서 14,407명의 장애인이 일하고 있다. 세탁업은 장애인이 많이 근로하고 있는 대표적인 업종이다. 장애인 표준사업장의 11.4%인 71개소가 세탁업체이며 전북지역에도 4개소에서 48명의 장애인이 땀 흘리며 일하고 있다. 이미 세탁 직무는 장애인이 일을 잘하는 직무로 검증받았다는 말이다. 세탁업체의 일은 세탁물을 수거하여 분류하고 세탁, 건조 후 정리 포장하는 공정을 사람들이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노동집약적 일이다. 특히, 지적장애 등 발달장애인이 잘 할 수 있는 일이기에 일자리 창출 의미가 더욱 크다고 하겠다. 이런 사유로 포스코, 한국타이어, SK하이닉스 등 대기업들이 노동자들의 작업복 세탁을 위한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을 만들어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장애인 표준사업장으로 운영되는 노동자 세탁소는 전북도민에게 복지와 건강 서비스를 제공함과 동시에 장애인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업이다. 장애인이 깨끗하게 세탁한 작업복을 입고 신명 나게 일하는 노동자의 모습을 상상해 보라. 이것이야말로 정부의 국정목표의 하나인‘따뜻한 동행,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 하겠다. 전북의 노동자 작업복 세탁소는 꼭 장애인 표준사업장으로 만들어 지기를 기대해 본다.
/양종주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전북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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