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관광지다.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 등이 가득한 곳으로 해마다 1500만명 안팎의 국내외 관광객들이 찾는 힐링의 메카다,
수많은 관광지와 함께 사려니숲길, 삼다수숲길, 절물휴양림 숲길, 붉은오름휴양림숲길, 머체왓숲길 등 걷기 좋은 많은 숲길이 있는데, 그 중 으뜸은 한라생태숲.
한라생태숲은 숲이 훼손돼 방치됐던 야초지(野草地)를 원래의 숲으로 복원한 숲이다.
난대성 식물부터 한라산 고산식물까지 제주의 모든 식물을 한 곳에서 볼 수 있음은 물론 편안한 휴식공간과 다양한 자연생태계를 경험하면서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모습을 체험할 수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힘들지 않게 걸으며 제주의 자연생태를 즐길 수 있으며, 유모차나 휠체어를 이용하기에도 무난해 연중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또한 단순한 산책 외에도 생태숲 주변으로 조성된 숫모르숲길을 걷는 운동 목적으로도 최적지다. 인접한 절물휴양림 장생의 숲길과도 연계할 수 있고, 주변 오름들도 함께 탐방할 수 있다.
▲한라생태숲의 백미 숫모르숲길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잇는 5·16도로변에 위치한 한라생태숲은 구제주시내권에서 승용차로 20분 안팎이면 주차장에 도착한다. 한 시간에 5대 안팎의 버스가 다니고 있어 대중교통 접근도 용이하다.
한라생태숲은 자연생태계 복원 및 제주 자생식물들의 보전 기능, 산림 생태 휴양문화 창출로 고품질의 산림교육 서비스 제공을 목적으로 조성됐다.
1997년 한라시험림(생태숲) 조성계획안이 수립되고 2000년 3월 제주 중산간지역 196㏊ 면적에 생태숲 조성 공사를 시작, 2009년 9월 문을 열었다.
주차 후, 혹은 버스에서 내리면 먼저 ‘한라생태숲’을 알리는 거대한 바위 표지석이 탐방객을 반긴다.
몇 걸음 옮기면 바로 주차장. 주차장 왼쪽에 한라산과 한라생태숲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가 우뚝 솟아있다.
전망대에 오르면 저 멀리 한라산과 백록담이 품에 안길 듯 다가오고, 고개를 돌리면 광활한 한라생태숲과 그 너머 쪽빛 바다의 절경에 가슴이 탁 트인다.
이제 생태숲에 들어서 관리실을 지나면 눈앞에 곧게 뻗은 산책로와 숫모르숲길 안내판이 눈에 들어온다.
‘숯을 구웠던 언덕’이라는 뜻의 옛 지명인 숫모르숲길은 한라생태숲의 둘레 숲을 걷는 코스로, 약 5㎞ 코스.
높고 낮은 다양한 경사가 있어 오름 트레킹과 산림욕에 제격이다. 울창한 숲이 한여름에도 뜨거운 햇빛을 막아준다.
항상 푸르른 소나무를 비롯해 다양한 수종의 활엽수림, 대나무숲길, 조릿대길, 억새밭 등으로 구성돼 있어 걷는 내내 눈이 즐겁다.
봄과 여름에는 푸르름을 자랑하고, 가을 단풍과 낙엽길, 눈 쌓인 겨울 풍경 등 사계절 다양한 모습으로 탐방객을 맞이한다.
또한 작은 계곡에 놓인 앙증맞은 목교(木橋) 위를 걷는 것도 정겹다.
체력적 부담을 느낄 때 편하게 쉴 수 있도록 곳곳에 목재의자와 쉼터 테크 등도 마련돼 있다.
숫모르숲길을 출발해 약 2.4㎞ 지점에는 한라생태숲과 접한 절물휴양림(장생의 숲길)으로 건너가는 이동 탐방로가 있다.
한라생태숲과 절물휴양림 사이에는 샛개오리오름(표고 658m)이 있다. 오름(기생화산)의 모양이 개오리(가오리의 제주어)와 닮다고 해서 개오리오름, 혹은 개가 달을 보고 짖는 형상이라 하여 견월악(犬月岳)이라고 불린다. 이 산체가 세 개의 오름으로 구성돼 있어 가장 큰 오름을 큰개오리 혹은 견월악으로 칭하고, 작은 산체를 족은개오리. 이 둘 사이에 이는 오름을 샛(사이)개오리오름으로 불린다.
오름 정상까지는 눈앞에 목재계단이 끊임없이 펼쳐져 있다. 마치 ‘천국으로 가는 계단’ 같다.
콧노래 부르며, 새들의 노랫소리를 들으며 한 걸음 한 걸음 옮기다보니 어느덧 정상.
정상을 넘어서면 절물휴양림이 품은 장생의 숲길과 큰절물오름, 작은절물오름, 거친오름 등 숲길과 오름을 탐방할 수 있다.
정상서 U턴하면 다시 숫모르숲길, 여기서부터는 지금까지보다 더 큰 내리막과 오르막이 교차되고 가을이면 형형색색의 단풍과 함께 낙엽이 수북이 쌓인 길을 걷는 기분은 일품이다.
▲한라생태숲의 보물들
숫모르숲길 못지 않은 진귀한 보물들이 한라생태숲에서 탐방객을 반긴다.
숫모르숲길 입구에서부터 196㏊의 드넓은 면적에 다양한 테마형 숲이 조성돼 있고 이들 숲 사이로 ‘엄지척’ 산책로와 다양한 휴식공간이 방문객들에게 힐링과 건강을 선사한다.
한라생태숲의 중심에 자리한 수생식물원과 생태연못.
이곳은 과거에 대부분 훼손되거나 사라진 습지를 대신해 조성된 것으로 개장한 지 10여 년의 세월이 흐르고 다양한 생물종이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며 자연습지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개구리, 쇠살모사, 유혈목이 등 양서·파충류와 물장군과 물방개 등 곤충류, 갈대와 부들, 순채 등 500여 그루의 나무와 50여 종의 수생식물이 이곳에 기대어 살아가고 있다.
운이 좋으면 이곳에 물을 먹으러온 노루와 물 위에서 연잎 사이로 유유히 노니는 원앙과 기러기들도 볼 수 있다.
한라산 고산식물의 서식 환경을 조성해 멸종위기의 고산식물과 특산식물의 보전과 증식을 위해 암석원도 탐방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드넓은 잔디광장에 다양한 모양을 뽐내는 제주 특유의 현무암 등.
잘 가꿔진 정원 같아 “우리 집 마당이었으면”하는 소소한 바람이 절로 인다.
이 밖에도 참꽃나무숲, 구상나무숲, 꽃나무숲, 야생 난원, 단풍나무숲, 벚나무숲, 양치식물원, 산열매나무숲 등 다양한 테마로 숲이 조성돼 있다.
한라생태숲에서는 유아숲 체험 등 어린이들을 위한 다양한 숲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으며, 숲 유치원과 숲속 작은 학교 등 로그하우스(log house)의 시설도 마련돼 있다.
이 많은 숲 사이사이에 놓여 있는 산책로도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탐방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고, 휠체어나 유모차를 끌고서도 아무 무리없이 숲을 탐방할 수있다.
한 탐방로 한 켠은 탄성재료로 조성돼 발걸음이 부드럽다. 나이 드신 부모님, 어린 자녀들과 함께 휠체어나 유모차를 끌고 다니기에도 좋다.
또 한 켠으로 걸을 때는 ‘뽀드득 뽀드득’, 발 밑에서 노랫소리가 들린다. 화산토(火山土)인 송이(스코리아)길이다, 또 다른 쪽은 자갈돌길.
걷다보면 두 나무가 하나로 붙어 마치 사랑하는 연인이 서로를 꼬옥 껴안은 모습과 같은 연리목(連理木)이 눈에 들어온다. 함께 걷는 옆 사람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한다.
제주의 자연을 오롯이 담고, 계절마다 서로 다른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한라생태숲.
제주를 찾은 방문객이면 꼭 가봐야 할 곳이다.
제주일보 조문욱 기자
사진=조문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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