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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와 인물] 아일랜드 코크시장 '키아란 맥카티'를 만나다

아일랜드 독립투쟁 중심 도시 '코크' 시장, 제3회 세계혁명도시 연대회의 참석차 정읍 방문
"더 나은 사회, 국가 위해 외세와 맞선 투쟁 서로 닮아…과거로부터 배우고 미래로 나아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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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세계혁명도시 연대회의 참석차 정읍을 방문한 아일랜드 코크시 키아란 맥카티 시장이 아일랜드 독립투쟁 등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오세림 기자

정읍은 한국 근현대사에서 불꽃 같은 도시였다. 1894년 동학농민혁명의 횃불을 밝힌 고부농민봉기는 부패하고 무능한 정치권력에 저항한 농민혁명의 시작이었고, 동학농민혁명은 한국 근대사의 서막을 민중들의 힘으로 열었던 세계적인 사건이었다. 무능한 정부를 혁신하기 위한 투쟁이자 외세에 맞선 의로운 전쟁이었다. 

정읍시는 2021년부터 새로운 세상, 나라다운 나라를 위해 투쟁하는 전 세계 농민혁명 도시들과 함께 정신과 가치를 공유하는 혁명도시 간 연대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올해는 아일랜드 독립투쟁의 중심도시인 코크(Cork)시와 혁명도시 교류를 시작했다.

제3회 세계혁명도시 연대회의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아일랜드 코크 시장 키아란 맥카티(Kieran McCarthy·49)를 지난 10일 정읍 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에서 만났다. 맥카티 시장에게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반갑습니다. 정읍시에 대한 첫인상이 궁금합니다. 

“정읍시에서 이번 컨퍼런스를 열기 위해 인적‧재정적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공공 역사와 기념이라는 중요한 영역에서 도시 간 유대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어서 기쁘고 환대와 관심에 정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이번 연대회의는 자유와 희생 독립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수백 년 동안의 역사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냈다는 점이 놀라웠습니다.”

아일랜드 코크(cork)시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코크시는 아일랜드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입니다. 22만 명의 인구가 살고 있으며, 가족 중심의 공동체 의식이 중요하고 역사와 자연이 아름다운 도시입니다. 대서양에 인접해 있어 아름다운 일출과 일몰을 맞이할 수 있고 비가 많이 내리는 등 기후의 영향도 큽니다. 특히 코크시와 아일랜드는 스토리텔링을 좋아해 해양 문화를 비롯해 다양한 문화적 영감이 존재하는 곳입니다."

세계 혁명도시 연대회의에 코크시장님께서 참여하시게 된 배경은 무엇입니까?

“코크시는 지난해 세계혁명 도시 연대회의 컨퍼런스에 참여했습니다. 당시 굉장히 의미 있고 좋은 행사로 기억에 남았습니다. 무엇보다 공동체 이익을 자신의 이익보다 우선시하는 세계 혁명 영웅들에 대해 배울 기회인 듯해 오게 되었습니다."

올해 세계혁명 도시 연대회의의 주제가 ‘혁명과 평화’입니다. 5개의 세계 혁명 도시들이 모여서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같이 의논하였는데요. 코크시에서는 이와 관련해 특별히 노력하고 계시는 점이 있으신가요?

“올해 코크시 공공 박물관은 공식적으로 연계와 국제 협력을 발전시키기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할 예정입니다. 이러한 종류의 연대는 오늘날 세계 도시에서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인지 궁금합니다. 

“이를테면 코크 공립박물관에서는 ‘By a Treaty Divided’ 라는 제목의 아일랜드 남북 전쟁 전시회를 열었습니다. 이는 80년 역사 동안 박물관에서 열린 남북 전쟁에 관한 첫 전시였습니다. 아일랜드 남북 전쟁이 얼마나 분열적이고 충격적인지 강조했습니다. 전시회에서는 양쪽 모두를 인정했으며 더 잔인하고 논란이 많은 사건을 회피하지 않았습니다. 이를 통해 아일랜드 남북전쟁에 대한 더 큰 참여와 이해가 가능해졌으며, 그 전쟁의 쓰라리고 비극적인 사건으로 인한 지역적 상처를 치유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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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코크시 키아란 맥카티 시장(오른쪽)이 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 내 조각상을 둘러보고 있다. 오세림 기자

코크시가 세계 혁명운동(독립전쟁)의 중심지라고 들었습니다. 정읍시에서 시작한 동학농민혁명과도 유사한 지점이 있을 것 같습니다. 

“분명 유사한 지점이 있습니다. 더 나은 사회, 국가를 위해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이 자신들의 삶을 희생하고 투쟁한 지점입니다. 또한 내일은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과 미래를 향한 기대 등이 닮아 있습니다. 실제로 영국에 대항해 아일랜드에서는 독립전쟁이 일어났습니다. 동학농민혁명도 외세에 맞서 투쟁하는 모습 등이 많이 닮아있습니다.”

아일랜드 한국대사관과 함께 아일랜드 혁명과 관련된 영화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The Wind That Shakes, 2006)’을 서울에서 상영했다고 들었습니다. 영화에 대한 간략한 소개 말씀 부탁드립니다. 

“1920년대 초반을 배경으로 두 명의 형제가 아일랜드 독립운동에 참여해 평화조약을 맺는데 기여했으며, 자유를 위해 희생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허구의 이야기이지만 West Cork 출신의 헤일즈 브라더스(Hales Brothers)의 실제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톰 헤일스와 션 헤일즈는 아일랜드 공화국군에서 영국군에 맞서 함께 싸웠지만 남북전쟁에서는 서로 무기를 들고 싸웠으며, 이는 이전 동지와 친구, 가족들 사이에 발생한 분열을 대표합니다.” 

혹시 정읍 동학농민혁명과 관련된 콘텐츠(영화 등)를 접하신 적 있으신가요?

"동학농민혁명에 관한 영화는 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방금 진행됐던 행사(황토현 헌화 행사)에서 보게 된 영웅들의 조각상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여러 동상 가운데 혼자 손을 들고 있는 어린 소녀가 눈에 띄었습니다. 어쩌면 군중 속에서 길을 잃거나 혁명의 일부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세계혁명 도시 연대회의에 대한 전체적인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아주 좋았습니다. 아직은 초기 단계이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특별해질 무언가를 개척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평화와의 연결과 평화에 대한 소명을 좋아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평화를 향한 연대와 과거를 통해 배우는 지점을 흥미롭게 생각합니다. 물론 혁명은 자유와 미래를 향한 전진의 희망을 주지만, 희생도 가져옵니다. 이번 연대 회의의 주요 메시지가 ‘혁명과 평화’인 만큼, 과거로부터 배우고 미래로 나아가는 것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일랜드 키아란 맥카티(Kieran McCarthy·49) 시장은 

1975년 코크시 출생으로 코크대학에서 고고학과 지리학을 전공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아일랜드 역사에 관해 30여권의 책을 썼고, 청소년 교육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2009년부터 코크시의원으로 활동했으며 2021~2022년 미래의 유럽지방의회 대표를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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