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울타리에
장미 일곱 송이 피었다
꼭 우리 가족 같다
나는 무슨 꽃일까
잔잔하게 피어있는 수선화처럼
마음 넉넉한 이쁜 꽃이고 싶다
봄 소풍날 튀지 않아도
목청 돋구어 노래 부르지 않아도
뒷좌석에 앉아 손뼉만 쳐도
우리 반 꽃으로 피어나
교실마다 피는 꽃으로
채울 수 있는 꽃이 되고 싶다.
△ 사람들의 박수를 받는 꽃은 사랑꽃이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아도 어두운 곳에서 빛을 내어주며 우리 모두의 가슴에 꽃향기가 스며드는 꽃이 사랑꽃이다. 꽃은 상처를 아물게 하는 마력을 지녔다. 꽃은 눈물을 닦아주고 외로운 텃밭에 아무렇게나, 밟혀도 다시 고개 드는 생명력으로 꽃으로 불러주기를 감사하는 꽃, 그런 꽃이 사랑꽃이다. 시인은 스스로 자화상을 꽃밭에 심고 있다. 조용히 그러나 바삐 봉사하는 옷자락이 꽃으로 피어나는 시적 묘사가 아름다운 동시를 엮었다./ 이소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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