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기 개발에 치중해온 북한은 2024년에 들어오면서 '적대적 2국가 논리'를 통해 북한 대내적으로 통일 지우기와 함께 대한민국과의 체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전술 전략을 취하고 있다. 그나마 최근 수년간에는 남한의 영향을 차단하고 사상 통제를 강화하는 법령들을 제정하며 체제 유지에 몰두하고 있다. 나아가 북한은 핵무기를 이용하여 남한을 군사적으로 제압하려는 의도를 드러내면서 남북 간의 적대적 관계를 증폭시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남한 내 일부 정치인은 통일을 후세로 미루자고 주장하며 북한의 논리에 편승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는 북한의 위협을 간과하게 하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북한 정권이나 일부 정치인의 통일 부정 혹은 통일 포기는 단순히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라고 보기 어렵다. 우리는 흔히 서서히 다가오는 위험을 감지하지 못하는 상황을 비록 과학적으로 사실은 아닐지라도 '데워지는 물 속의 개구리'처럼 비유하는 경우가 많다. 통일운동을 하면서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 남한 위협용이 아닐 것으로 봤다면 이는 그야말로 큰 착각이 아닐 수 없다. 세계사적으로 주변의 위협과 긴장이 극심한 상황에서 적정 국력이나 군사력이 없이 평화공존이 지속적으로 유지된 사례를 찾아보기는 힘들다. 북한이 핵무기로 남한을 위협하는 현실에서 평화공존은 이상적인 기대에 불과하며, 북한의 도발 가능성만 높아질 뿐이다.
현 시점에서 북한이 남한을 끊임없이 위협하는 상황에서 통일 부정이나 통일 포기는 논리적으로도 모순될 수밖에 없다. 끊임없이 통일을 강조하던 인사가 갑작스럽게 통일을 후세로 미루고 평화공존을 주장하는 것은 자신의 기존 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북한 정권의 주장에 편승하는 것이라는 강한 의구심을 자아낸다. 대한민국 운영과 지속의 근간이 되는 우리 헌법의 전문과 대통령의 책무나 선서에서 강조되는 통일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이러한 통일 부정이나 통일 포기와 같은 입장은 우리의 헌법 정신에도 위배된다.
북한이 통일을 거부하는 것은 단순히 대한민국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남한을 적으로 규정하고 체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를 반영함을 분명히 직시해야 한다. 폐쇄적인 북한의 3대 세습 체제가 개방성과 다양성으로 자유민주적 질서를 강조하는 남한과의 평화공존을 통해 생존할 수 없다는 점이 북한 정권이 적대적 논리를 강화하는 것이 아닐까? 북한 정권의 논리에 동조하는 것이야말로 남한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약화시킬 수 있음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우리가 통일을 포기하고 국가의 안위를 확보할 수 없이 힘이 없어 평화공존에 매달리는 경우 핵무기를 앞세운 북한의 위협이 어느 정도일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북한의 적대적 2국가 논리에 편승한다거나 통일을 포기해서는 안된다. 능동적인 자세로 국력을 기반으로 하는 평화통일을 준비해야만 북한 이탈 주민은 말할 것도 없고, 북한 주민들에게 자유와 인권을 보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불교의 <중아함경>에서는 사람이 독화살에 맞았을 때, 즉시 뽑아 치료하지 않고, 누구에게 맞았는지, 화살을 쏜 사람의 신분과 외모는 어떤지, 화살은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등만 궁금해 하면 치료 지연에 따른 중독으로 목숨을 잃게 된다고 말한다. 이를 테면 ‘독화살 이야기’에서처럼 위협에 즉각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큰 재앙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경고를 직시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통일 부정이나 포기는 우리의 미래를 위협하는 단기적인 해결책에 불과하다. 이 점에서 우리는 헌법이 강조하는 통일의 가치를 견지하며, 북한의 위협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일이다.
/송현만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전북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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