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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기고 ] 캄보디아에 K-농업을 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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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주 KOPIA 캄보디아센터 소장

CHM01! 캄보디아(Cambodia) 최초의(01) 사료용 일대잡종(Hybrid) 옥수수(Maize) 품종 이름이다. 일대잡종 품종이란 서로 다른 품종 또는 계통 간에 인공교배한 첫 후대 식물체가 선대의 양친보다 생산성의 증대가 확실하고 균일한 생산물을 얻을 수 있는 품종을 말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재배되는 옥수수 품종은 대부분이 일대잡종 품종이다. 

캄보디아에서 사료용 옥수수는 벼, 카사바 다음으로 재배면적이 많은 작목으로 연평균 약 20만ha에서 재배되고 있으나, 자국내에서 개발한 일대잡종품종이 전무한 상태로 매년 인근 국가인 베트남, 태국 등의 외국 기업에 약 400억 원 이상의 종자비를 지출하면서 전량 수입하여 사용하고 있다. 이런 배경으로 2010년 농촌진흥청의 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KOPIA, KOrea Partnership for Innovation of Agriculture)이 동남아시아의 저개발국가인 캄보디아에 첫 발을 내디뎠을 때 캄보디아 정부가 적극적으로 손을 내민 것은 옥수수 품종개발사업에 대한 지원 요청이었다.

2013년부터 시작된 품종개발 프로젝트는 6년의 세월이 흐르는 2018년까지 육종자원을 수집하고 수많은 우수계통을 양성하여 드디어 BNT56(♂) 와 BNT66(♀)라인의 조합에서 잡종강세를 발견하는데 성공했다. 2년 동안 현장재배 실증을 거쳐 2020년 드디어 캄보디아 최초로 일대잡종 옥수수 품종을 CHM01이라는 이름으로 명명하여 국가보급품종으로 등재하는 쾌거를 거두었다. 

우수한 품종의 개발이 첫 번째 관문이라면, 이를 신속히 현장에 확대 보급하는것 역시 중요한 대목이다. 2021년부터는 CHM01품종을 농가에 확대 보급하고 현장에서 시범화하는 작업을 2024년까지 시행하여 누적으로 580명의 농업인 참여한 가운데 770ha에서 재배되는 큰 성과를 거뒀다. 캄보디아의 대표적 재배 시즌인 건기의 경우 ha당 산물로 8∼10톤의 생산성을 보이며 수입품종과 동등한 경쟁력을 보여 주었다.  

캄보디아에서 CHM01 품종의 개발 및 농가보급사업의 성공은 두가치 측면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첫째는 캄보디아의 농업과학기술의 수준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하였다는 점이다. 지난 10년동안 일련의 일대잡종 개발기술에 대한 역량을 강화하면서 품종개발의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소위 고기잡는 방법에 대한 공유의 효과이다. 둘째는 수입품종만을 재배하던 나라에서 자국에서 개발한 품종을 직접 재배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농업인들의 자긍심 고취이다. 현장에서 농민들로부터 “우리도 이제 희망이 보이고 기술진이 자랑스럽다”는 말을 들을때면 해외 ODA 사업에 대한 보람도 느껴진다.   

캄보디아는 세계적인 고대유적인 앙코르와트를 보유한 관광국가이면서 전체 GDP중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22%에 이르는 농업국가이기도 하다. 연평균 5∼7%의 경제성장을 추구하면서 급속히 발전해 나가고 있지만 여전히 국민 일인당 GDP가 연 2500달러 남짓 수준의 저개발 국가이다. 이런 국가에서 주요 작목의 경쟁력 있는 품종을 개발하고 보급함으로써 과도한 종자비 지출 같은 외화를 줄이는 것은 국가 경제 발전에도 필수적인 요소로 꼽히고 있다. 

캄보디아내에서 농업 ODA 사업 중 옥수수 일대잡종 품종의 개발과 보급사업은 대표적인 성공 히스토리로 통한다. KOPIA 프로젝트가 긴 여정 동안 인내심을 갖고 재정적, 기술적으로 공여해 온 값진 결과이다. KOPIA 캄보디아 센터는 옥수수 프로젝트의 모든 성과와 산물을 2024년을 기점으로 캄보디아 정부에 이관하게 된다. 긴 세월 동안 한국의 농촌진흥청 KOPIA 프로젝트를 통해 함께 길러온 역량으로 CHM02, CHM03가 계속 개발되어 캄보디아의 옥수수 산업이 더욱더 발전해 나가길 기원해 본다.

송영주 KOPIA 캄보디아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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