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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명(疏明)

상소할 소(疏), 밝힐 명(明)

증거를 제시하며 자신이 주장하는 사실이 옳다는 의식을 생기게 하는 일

여야(與野)가 시민단체의 공천반대명단을 선별 반영키로 하는 등 명단의 파괴력이 커지자 의원들의 소명자료(疏明資料)가 쇄도(殺到)하였다고 한다.

‘疏’를 흔히 ‘성길 소’라고 한다. ‘친소(親疏) 관계에 따라 결정되어서는 안 된다’라든가 ‘그 동안 너무 소원(疏遠)했습니다’ 등에 쓰인다. 친함과 버성김을 친소(親疏)라 하고, 가깝지 못하고 먼 것을 소원(疏遠)이라 한다. 그런데 ‘疏’에는 막히지 아니하고 서로 통한다는 ‘소통’이라는 의미도 있다. 그리고 옛날 임금에게 올리는 글을 상소(上疏)라 했는데 이 때도 疏가 쓰였다.

‘明’은 ‘밝다’ ‘환하다’ ‘확실하다’‘알다’ ‘이해하다’는 의미가 있다. 명확(明確)· 명철보신(明哲保身)·명백(明白)·명석(明晳)등에서 그러하다. 그런데 명일(明日)·명년(明年)에서는 ‘날 새다’는 의미이다.

눈이 멀어 버린 것을 밝음을 잃었다고 해서 실명(失明)이라 하고, 밝음의 정도라 해서 명도(明度)라고 하며, 저 세상과 이 세상을 달리했다는 의미로 죽음을 일러 ‘유명(幽明)을 달리했다’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명백하여 마음이 시원함을 일러 명쾌(明快)하다고 한다.

근사록(近思錄)에 [明極則 過察而多疑(명극즉 과찰이다의)]라는 말이 있다. 끝까지 밝히려고 들면 살피는데 치여서 의심만 많아진다는 의미이다. 지나치게 따지게면 엉뚱한 데에 눈이 팔려 오히려 의심만 많아질 염려가 짙다는 말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