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배달 소년에서 서울식 최고위직 공무원된 입지전적 인물, 중학교 검정고시 거쳐 고교때 전북일보 신문배달, 빈곤과 지방대 출신 등 악조건 딛고 관료로 성공, 청렴과 성실로 난관 헤쳐, 지방대 출신 낙담 말고 자기노력으로 핸디캡 극복 당부
중학교 과정 검정고시, 고교시절 신문배달, 지방대 졸업.
우리사회의 출세 배경과는 너무도 거리가 먼 이같은 이력(履歷)이 「서울시 제2인자」의 것이라면 믿어질까.
전설같은 성공인생의 주인공은 탁병오(卓秉伍. 54) 서울 정무부시장.
전북 임실 사람이다.
『중책을 맡겨준 고건 시장님께 감사하는 마음 잊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시에서 28년간 쌓은 공직 경험을 바탕으로 성실히 시정을 뒷받침할 각오입니다』
백관(百官)의 선망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위치를 내세우지 않는 탁 부시장이지만 그의 지위는 실로 대단하다.
인구 1천만명, 공무원 5만명인 수도 서울시에서 직업 공무원으로는 최고위직에 올라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들의 존경을 사는 것은 탁 부시장의 화려한 벼슬이 아니다.
고진감래(苦盡甘來)의 표상으로 대변되는 그의 인생역정이다.
탁 부시장에겐 시골에서도 흔하디 흔한 중학교 졸업장이 없다.
지독한 가난 때문에 검정고시로 중학교 과정을 독학한 탓이다.
임실에서 논 20여 마지기를 농사짓던 그의 집은 부친의 친척 빗보증이 잘못돼 하루 아침에 가산을 탕진하고 말았다.
전주의 명문 북중학교에 합격하고도 학비가 없어 진학을 포기한 그는 책가방 대신 나뭇짐을 져야 했다.
땔감을 팔아 책을 사 보아야 했기 때문이다.
지게를 지고 산을 오르내릴때에도 영어 단어장을 손에서 놓지 않았던 그는 2년만에 중학교 검정고시를 합격, 전주 신흥고에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고교 진학후에는 전북일보 신문배달을 8개월동안 했다.
이렇게 어려운 환경에서도 고교시절을 내내 수석으로 졸업한 탁 부시장은 가정형편상 또다시 서울유학을 포기하고 전북대 법대에 진학, 졸업 3년만인 73년 제13회 행정고시에 합격함으로써 주위를 감동케 했다.
공직사회에서도 그를 성공의 길로 이끈 것은 성실과 청렴이었다.
서울시 보건복지국장 재직시 성수대교, 삼풍사고 등을 매끄럽게 수습했고, 기획예산실장때는 방만한 서울시의 구조조정을 무리없이 추진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83년 연세대 행정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 90년 서울시립대 대학원 행정학 박사 학위를 취득할 만큼 뜨거운 학구열도 지니고 있다.
고난과 역경이 있었지만 그래도 잘 헤쳐온 걸 보면 일찌감치 철이 들었던 모양이라고 자신을 뒤돌아보는 탁 부시장은 『출신상의 여건을 탓하지 말고 성실히 연구하고 노력하면 기회는 주어진다』고 후배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행정고시에 합격하기까지 27년간 전북에서 공부하며 자란 것이 항상 위안이 된다는 그는 『고향 어르신들을 자주 찾아뵙지 못해 송구스럽다』며 『지면에서나마, 그것도 자신이 신문배달을 한 전북일보를 통해 도민들께 인사드리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틈틈이 산행을 즐기고 화랑 나들이를 좋아하는 그는 부인 양숙자(梁淑子. 49) 여사와의 사이에 3남을 두고 있다.
◇. 탁병오 부시장 약력
▲66년 전주 신흥고, 70년 전북대 법학과 졸업 ▲73년 13회 행정고시 합격 ▲79년 경제과학심의회의 사무국 서기관 ▲79∼82년 강남. 중구 민방위국장, 영등포구 건설국장 ▲82∼88년 국무총리 행정조정실 서울특별시 담당관 ▲88∼89년 서울시립대학교 사무국장(부이사관) ▲89∼91년 영등포. 동대문구 부구청장 ▲91∼93년 양천구청장(이사관) ▲93∼95년 서울시 보건사회국장, 재무국장 ▲95∼96년 서울특별시 의회 사무처장(관리관) ▲96∼2000년 2월 서울특별시 환경관리실장, 기획예산실장 ▲2000년 2월 14일∼현재 서울특별시 정무부시장(차관급) ▲95년 홍조근정훈장 ▲저서 「서울특별시 재정 20년사」「환경보전과 시민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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