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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법스님 다음달 1일 실상사 산문 나서'탁발순례'

 

밥을 빌어 육신을 지탱하는 것. 또하나, 진리의 스승에게 진리를 빌어서 자기완성과 삶의 완성을 실현해 가는 것. 스님이 말하는 탁발의 두가지 의미다.

 

불가에서의 탁발(托鉢)은 스님들이 걸식으로 의식을 해결하는 것이다. '발(鉢)'이란 음식을 담는 그릇 '발우'를 가리킨다. 탁발이란 걸식해 얻은 음식을 담은 발우에 의지한다는 뜻이다. 출가 수행자들이 살아가는 방식이지만 꼭 종교적인 의미만을 갖는 것은 아니다.

 

진리를 찾기 위해 세속적인 삶을 놓고 길을 찾아 떠나는, 또 그것을 찾아가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의 삶의 방식. 궁극적으로 자기의 욕망과 집착을 비워 정화시키는 행위 그 자체다. 누군가에게 나누어줌으로써 스스로가 여유로워지는 일. 1천일 기도를 올리며 3년 가까이 산문 밖을 나서지 않았던 도법스님이 3월 1일 실상사 산문(山門)을 나서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도법스님의 '생명평화 탁발순례'는 여정이나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다. 긴 여정동안 만나고 대화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통해 '생명과 평화'에 대한 이해와 존중, 배려하는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만들겠다는 뜻이다.

 

너와 나, 지역과 지역, 진보와 보수, 남과 북, 인간과 자연간의 갈등과 대립의 관계들로 둘러싸여 있는 세상을 만나게하고 소통하는, 그래서 화합과 사랑을 나눌 수 있게 하는 긴 여정이다. 순례자 뿐 아니라 순례를 통해 지역사람들끼리 서로 만나고 소통하는 동안 탁발의 의미는 더 깊어지고 새로운 삶의 문화를 가꾸어낼 터. 순례동안 10만명 평화결사서약을 받는 일도 특별한 의미다.

 

도법스님의 탁발순례의 걸음은 4월초까지 남원과 하동, 함양 등 지리산권에서 이루어진다. 그뒤에는 제주도로 넘어가 다시 북쪽으로 거슬러 올것이다. 시간은 기약되어 있지 않다.

 

이번 순례에는 환경문제의 중심에 서있는 수경스님(불교환경연대 대표), 이원규 시인이 동반한다. 다시 새로워진 생명운동이 시작되는 셈이다.

 

1일 오전 10시에는 지리산 노고단에서 남영숙 목사의 사회로 '3.1 생명평화탁발순례 시작을 고하는 노고단 기도'가 열린다./이성각기자 lskag@

 

 

<49일동안의 지리산권 순례일정>

 

◇구례군(3월1일∼9일)=지리산 노고단∼토지면 외곡리 1백5km

 

◇하동군(3월10일∼20일)=하동군 화개면∼옥종면 1백28km

 

◇함양군(3월31∼4월8일)=함양군 수동면∼마천면 95km

 

◇남원시(4월9일∼4월14일)=남원시 산내면∼남원읍 만인의총 92km.

 

이성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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