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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관광 새만금'이 성공하려면 - 이경재

이경재(전북일보 경영지원국장겸 논설위원)

지난달 28일 중국 마카오에서는 의미있는 이벤트 행사가 벌어졌다. 아시아 최대의 호텔이자 세계 최대의 카지노를 갖춘 ‘베네시안 리조트 호텔’이 개장한 것이다.

 

마카오의 콜로안 섬과 타이파 섬 중간의 매립지 100만㎡에 미국 샌즈그룹이 24억달러(약 2조3000억)를 투자, 이른바 '아시아의 라스베가스'를 만들었다. 개장 첫날 방문객이 6만3천여명에 이를 만큼 많은 관심을 끌었다. 도박의 도시 마카오가 컨벤션, 휴양 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고 언론은 대서특필했다.

 

‘물의 도시’ 이탈리아 베니스를 모델 컨셉으로 한 이 호텔은 말이 호텔이지 관광과 오락, 전시와 공연이 충족된 하나의 도시공간이자 관광지였다. 이 호텔(38층)에는 3000개의 스위트 룸과 6개의 박람회장, 108개의 회의장, 1800석 규모의 극장과 1만5000석 규모의 대공연장, 350개의 쇼핑점과 30개의 식당이 들어서 있다. 실내 운하와 인공 하늘은 이 호텔의 백미이다. 축구장 3개 크기의 카지노에는 3400개의 슬롯머신과 870개의 게임테이블이 마련돼 있다. 호텔 종사인원만 1만5000명, 호텔 완공으로 3만5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됐으니 마카오 자치정부에게도 큰 선물인 셈이다.

 

수십억원씩 보조금을 줘가며 유치한 기업의 고용인원이 고작 수십명, 그나마 금요일 저녁이면 자기 집 찾아 수도권으로 줄줄이 떠나는 전북의 현실을 놓고 볼 때 눈이 휘둥그레지는 고용효과가 아닐 수 없다.

 

미국 10대 부자의 하나인 애덜슨 샌즈그룹회장은 "비행시간 3시간 거리의 30억 인구를 겨냥한 것 "이라며 3년안에 투자액 전액을 뽑겠다고 호언하는 판이다.

 

매립지에 대규모 민간 투자를 끌어들인 이 개발구상은 시사하는 바가 많다. 새만금 관광프로젝트가 벤치마킹할 부문도 있을 것이다.

 

우선 관광· 오락· 휴양 및 전시· 회의공간이 일체화된 컨셉이다. 호텔 한 곳에서 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흡인력을 배가시키고 있다. 지금 새만금 방조제 관광을 얘기하지만 그와 연계한 체류형 구상은 없다. 바다를 바라보고 방조제 도로만 달리면 그만인가? 눈높이가 이미 세계화돼 있는 관광객들을 붙들어 맬 공간과 프로그램 마련이 숙제다.

 

마카오 처럼 허허벌판 매립지에 4년만에 호텔이 완공될 만큼 인허가 등 절차가 가능할지도 의문이고 기반시설도 문제다. 새만금은 아직 창망대해인데도 대선 주자들은 ‘새만금 파라다이스’ ‘골프장 100개 건설’ 등 핑크빛 처방만 내놓고 있다.

 

애덜슨 회장의 지적은 상징적이다. “한국을 아시아 컨벤션 중심지의 하나로 만들고 싶다. 국제공항, 교통, 인력 등 모든 게 맞아야 한다. 그런데 한국은 투자를 유인하는 제도적 여건이 안돼 힘들다”

 

2년전 전남의 J프로젝트 지구를 헬기로 시찰했던 그는 “기반시설이 안돼 투자 적지가 아니었다. (새만금이냐, 전남이냐) 장소가 중요한 건 아니다. 정부의 허락이 중요하다”고 뼈 있는 말을 했다.

 

구상 '깜'에도 들지 못하는 핑크 빛 전망만 뱉어낼 게 아니다. 지금은 방수제 등 기반시설을 빨리 진척시키고 투자자들이 메리트를 가질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게 급선무다. 특히 정치인들이 새겨야 할 일이다.

 

/이경재(전북일보 경영지원국장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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