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년간 전주에서 국회의원 지낸 사람은 모두 13명이다.소석 이철승 선생이 7선으로 최다선이었고 정동영 전장관은 재선으로 집권당 대통령 후보까지 올랐다.관제 야당까지 만들었던 전두환 군부독재시절을 제외한 13대 이후에는 9명이 국회의원을 살아 먹었다.손주항,오탄,장영달,정동영,이광철,채수찬,이무영,김세웅,장세환이다.이 가운데 장세환만 민주당 현역이다.
18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난지 1년만에 전주 2개 선거구에서 재선거를 치러야 하는 오점을 남겼다.민주당은 공천을 잘못했고 유권자들은 국회의원을 잘못 뽑은 댓가를 혹독하게 치르고 있다.책임을 따지자면 민주당 잘못이 크다.완산갑은 민의를 외면한 공천을 한 탓이고 덕진은 전과자를 공천한 잘못이다.개혁공천을 한다고 큰 소리쳤지만 결과는 엉터리였다.그럼에도 유권자들은 지역정서상 민주당과 무소속 후보를 선택했다.
지금도 지역정서는 요지부동이다.아직도 전주는 민주당 철옹성이나 다름 없다.민주당을 꾸짖고 나무라면서도 막상 기표소에 가면 지역정서에 의존하는 투표행태를 보일테니까 말이다.지역정서에 가려 한나라당은 집권당이지만 맥도 못추고 있다.정동영 전 장관의 덕진 출마로 모두가 완산갑으로 몰리는 이유도 지역정서 탓이다.
지난날 전주에서 정치했던 의원들을 살펴보면 18대 전주 재선거 향배를 가늠할 수 있다.민주화 이후 선출된 9명 가운데 손주항 오탄 이광철 김세웅 장세환만 토종으로 고향에서 정치적 발판을 세웠다.정동영 등 나머지는 낙하산 공천을 받았고 이무영은 무소속으로 당선됐다.어느 당이나 전략공천을 할 수 있다.그러나 민심을 정확하게 읽지 않고 무작정 전략공천을 했다가는 큰 코 닥칠 수 있다.전주 민심이 예전과 달리 사나워졌다.
전략공천의 장점도 있지만 민심이 반영되는 상향식 공천이 더 합리적이다.이번처럼 공천을 잘못해서 재선거를 치르는 민주당은 전략공천 대신 상향식 공천을 채택해야 맞다.입법전쟁 치르면서 시간에 쫓기게 돼 자칫 민심과는 상반된 사람을 공천할 수 있다.이번에 민주당이 또다시 이런 잘못을 되풀이 하면 민주당은 끝장날 수 있다.우리가 공천하면 찍을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예전처럼 여유를 부렸다가는 엄청난 저항에 부딪칠 것이다.
백화점식으로 18명의 예비후보가 등록했다.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 무소속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민주당 공천을 받기위해 줄서 있다.공천 기준은 시대정신을 반영해야 한다.지금은 경제 살리기다.국회의원 혼자 경제를 살릴 수 없지만 그래도 경제가 중요하다.경제에 대한 상당한 식견과 나름대로 철학이 있는 사람이 국회의원이 돼야 한다.은행이나 기업에 근무했다고 식견이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20~30년간 전주가 썰렁해졌다.정권탓도 크지만 국회의원 해먹은 사람들의 책임이 크다.야당이라 어쩔 수 없었다고 하면 핑계다.여당 시절도 있었다.지난 10년이 기회였으나 광주와 전남의 들러리 밖에 안되었다.능력 없는 사람을 국회의원으로 뽑았기 때문이다.정치력이 약해 국가 예산을 많이 끌어 오지 못했다.전국 7대 도시안에 들었던 전주가 16위권으로 밀려난 것이 전주의 현주소다.입만 열면 지역 발전시키겠다고 공언한 사람들이 국회의원 된 이후 자신들만 잘 먹고 잘 살았다.공천 잘못하면 그런 사람을 뽑을 수 있다.
/백성일(본지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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