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알리는 법고 소리는 조용한 절을 깨우기에 충분했다.
산사 속 비움과 해소의 시간. 삶의 짐을 잠시 내려놓은'2박3일간의 출가'를 위해 전국 사찰 담당자들과 일반인들이 이곳 김제 금산사를 찾았다.
'안(安)아주는 템플스테이, 신(新)나는 템플스테이' 슬로건으로 27일부터 29일까지 한국불교문화사업단(단장 종훈스님) 주최로 열린'제1회 전국 템플스테이 문화축제'.
27일 템플스테이의 시작은 저녁'발우공양'에 있었다. '발우공양'은 스님이 걸식할 때 사용했던 식기인 '발우'에 밥과 국, 반찬을 덜어 먹는 것는 일. 그릇에 물을 붓고 단무지 혹은 김치로 싹싹 닦은 뒤 그 물을 마시는 '발우공양'을 마치고, 저녁 예불을 드리러 가는 이들의 발걸음은 조심스러웠다.
"둥둥둥."
28일 오후 3시 법고 경연대회(아름다운 북소리 나누기). 울림이 깊고, 높을수록 사람들의 환호 소리는 커져만 갔다. 법고가 없어 밤마다 큰 대야를 놓고, 손수 깎은 북채로 연습했다는 실상사 스님들의 무대엔 격려의 박수가 쏟아졌다. 고달픈 과거를 추억하는 일도, 집착하는 일도 모두 떨치고, 스스로의 구원을 찾으라는 부처의 가르침을 재촉하는 듯한 울림은 저마다의 가슴에 화두를 던져놓았다.
임진왜란 때 승병들에게 밥을 담았던 구시통에 전주 콩나물 비빔밥을 비벼내는 시연행사도 이어졌다. 비빔밥을 먹으려는 불자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져 200여분의 비빔밥은 금세 동이 났을 정도.
같은 날 오후 7시 피아니스트 임동창씨와 전남대 판소리 합창단, 중앙 국악관현악단의 무대. 눈만 내놓은 채 목도리로 싸매고 있어야 할 정도로 쌀쌀한 날씨였지만, 이들의 공연을 놓치지 않으려는 관람객들의 발걸음은 계속됐다.
금산사 주지인 원행 스님은 "2004년 템플스테이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래 성장해왔던 것은 각 사찰들의 노고가 컸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템플스테이의 미래를 밝혀나가는 소통의 장으로, 서로 격려하는 자리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템플스테이 운영부문 우수사찰엔 미황사가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상을, 외국인 템플스테이 운영에 골굴사가 문화부장관상을, 템플스테이 운영부문 우수스님엔 송광사 각안스님이 문화부 장관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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