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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소통의 리더십 - 최동성

최동성(본지 기획사업국장 겸 논설위원)

지금 우리 사회는 '소통’이 화두다. 그만큼 갈등이 많다는 얘기다. 물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이러한 소통의 필요성에 대해 관심들이 더욱 많아졌다. 정부와 국민, 여당과 야당, 당내 계파 간, 노사관계, 사회 각 주체들 간의 소통부재 양상들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고 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지만 나는 그 중심에 정치의 '실종’이 자리 잡고 있다고 본다.

 

대학교수로부터 시작된 시국선언이 문학인과 종교계, 청소년, 지방의회로 확산되고 있다. 정부의 국정 기조 전환 요구가 튀어나오고 있다. 전북지역에서도 우석대 전북대 전주대 원광대의 교수들과 민주노총, 전농, 시민사회단체, 대학생, 기독교계, 인권선교협의회, 전북도의회 의원들이 시국선언에 합류했다.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대통령이 국민과 소통하고 연대하는 정치를 하고, 국정쇄신 및 서민들을 위한 정책을 추진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정치권도 갑갑하기는 마찬가지다. 여당은 여당대로, 야당은 야당대로 정치적 계산에 따른 갈등과 반목으로 국회가 공전하고 있다. 노동계의 여름철 투쟁 선언 또한 소통 차원에서 여간 심상치 않다. 특히 대정부 민심은 격랑에 빠져들고 있는 상황이다. 작금의 시국이 매우 혼란스럽다.

 

이런 상황에선 역시 소통이 문제다. 소통은 각계각층의 의견을 골고루 듣고 수렴하는 쌍방향 대화를 의미한다. 소통을 통해 같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 가는 것이다. 소통을 잘 하는 리더는 있는 듯 없는 듯하다. 일에 무리가 없고 소리가 나질 않는다. 새삼스러울 일도 아니다. 다음은 사고의 프레임 문제다. 자칫 리더가 '미래지향적으로 정책을 펴다보면 국민 이해를 못 받을 경우도 있겠지만 주춤거리면 아무 일도 할 수 없다’는 식의 인식이 있다면, 그것은 민심이 돌아서는 빌미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소신 있는 국정운영은 이 시대 지도자들의 기본 덕목이다. 그러나 신뢰와 소통의 부재 하에서는 어떤 소신과 정책도 결실을 맺기 어렵다는 것은 민주화 이후 역대 정권이 남겨준 뼈아픈 교훈이 아닌가. '소신=국익’이라는 단순한 프레임에 갇힐 가능성이 있다면 이를 배제해야 한다.

 

그래서 대통령이 적극 국민과의 소통에 나서야 한다. 사회와 국민통합을 위한 노력을 몸으로 보여줘야 한다. 그리고 먼저 들어야 한다. 국민, 정치권, 시민단체들과 직접 만나 의견을 충분히 듣는 게 혼란사태 해결의 시작일 것이다. 대통령은 1년전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해 "더 낮고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고 국민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대통령인 제 자신도 모든 것을 먼저 바꿔나가겠다. 남에게 바꾸라고 하는 게 아니라 제 자신이 먼저 바꾸도록 하겠다"고 강조하였다. 당시 소통의 절실함을 여러 차례 다짐한 바 있다. 소통하되 변화로 이어지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국민의 정치의식은 아주 높다. 소통이 없는 정치는 국민들을 불안케 하고 정부를 불신케 한다. 소통은 끊임없는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막힌 곳을 뚫는 것이다. 시기적으로 늦어지고 있다. 기자회견 등을 속히 열어 솔직하게 국정쇄신을 언급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기존의 라디오 연설 같은 일방적인 의사전달은 정권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는 데 한계가 있다. 쌍방향의 소통이 민심수습의 길이다. 이제 권력도 커뮤니케이션에서 나오고 있다.

 

/최동성(본지 기획사업국장 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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