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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시민과 군민의 통합 - 최동성

최동성(본지 기획사업국장 겸 논설위원)

전주와 완주의 통합논의가 불 붙고있다. 개인적으로 1989~1992년 완주군과 1995~2000년 전주시의 출입기자로 활동한 곳이라서 애정과 관심이 남다르다. 시간차가 있지만 양쪽에서 쳐다볼 수 있어 다행스럽게 생각할 정도다. 당시 취재현장을 되돌려 기억하면 두 지역의 통합은 실패할 수 밖에 없었다. 그것은 전주시가 제기하고 완주군이 반대하는 지극히 단순한 순환의 고리였다. 이러한 사이클이 재연될 경우 이번 통합논의도 결과는 뻔할 게다. 그렇다면 완주군은 왜 반대해 왔을까?

 

전주시와 완주군의 통합론은 이들 지역이 원래 하나였다는 데서 출발하고 있다. 수 백년 동안 지리적으로 같은 문화권을 형성하면서 발전해 온 역사적인 정서의 부합이 정부 정책으로 탄력을 받고 있다. "전주, 완주는 신라시대 완산주였으며 고려 때는 전주목 관할이었다. 조선조 태종 3년(1403) 전주부(윤)와 고산현으로 나뉘었다. 이후 전주부(군)와 고산현(군)이 전주군으로 병합되는 1914년까지 500여 년간 그대로 존속되었다. 일제강점기인 1935년에 전주군이 전주시와 완주군으로 분리되었다"(전북일보 2009년7월17일, 12면).

 

통합의 필요성은 광역도시 기반 구축을 통한 상생차원에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송하진 시장은 4자회담 제의와 완주군에 대한 각종 행정·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약속을 밝혔다. 임정엽 군수 또한 지역발전을 위한 통합논의라면 피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지역의 해묵은 이슈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전주와 완주의 통합은 시민과 군민의 통합이 우선돼야 한다. 정치적 이해관계는 차선이다. 통합에 부여된 과제는 이들 주민들의 시각차를 해소하기 위한 시급하면서도 근본적인 대책을 제시하는 데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것이 시급한 이유는 내년 2월 임시국회에 통합안을 통과시키고 내년 6월 지방선거까지 촉박하기 때문에 터덕거려서는 안 된다는 데 있다. 그것이 근본적이어야 하는 이유는 시각차의 원인 중 하나가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과연 어떤 통합이 바람직할 것인가에 대해 반대 주민들의 피해의식이 만만치 않다는 데 있다. 특히 불신의 원인은 통합의 큰 걸림돌이다. 왜 그들이 부정적인 시각을 갖게 되는가를 파악해야 한다.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효과 제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통합은 함께 하는 동반행위이다. 그런 면에서 송 시장의 4자 회담의 일방적인 제의는 성급했다고 본다. 당시 완주군은 세계적인 김치연구소 유치를 위해 행정력이 그쪽으로 모아진 상황이었다. 선행 작업을 거쳐 시장과 군수의 공동회견이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았다. 임 군수도 완주군에 대한 전주시의 정책적 배려를 통합논의의 주요 전제로 삼고 있으나 아직은 빠르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협상단계가 아니라는 것을 모를 리 없을 것이다. 우선 통합을 위한 하드웨어적인 틀 걸이에 정치적인 지혜를 요청하고 싶다.

 

그동안의 두 지역의 통합 실패가 일부 완주군민들의 반발로 무산됐다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이들 군민들에겐 과거 경제적 차원의 통합은 수평적 통합이 아닌 수직적 통합(편입 등)으로서 이에 따른 우려와 불신의 씨앗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그러지 않고 공동이익을 내자는데 시큰둥할 이유가 없다. 문제는 불안정한 균형이다. 이것은 통합의 추진력을 잃게 된다. 김완주 지사의 조정역할론은 그래서 기대와 주목을 받고 있다.

 

/최동성(본지 기획사업국장 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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