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격동적이었던 한국의 근현대사, 그 심장부였던 서울의 모습은 외국인의 눈에 어떻게 비쳤을까?
서울역사박물관은 9일부터 내달 8일까지 세 명의 외국인이 각각 1919년과 1947년, 1973년에 서울의 모습을 담은 사진 120여점을 중심으로 '세 이방인의 서울 회상'전을 연다고 7일 밝혔다.
독립운동이 전국적으로 퍼져가던 1919년 UPA(UPI의 전신)의 한국특파원으로 서울에서 근무했던 앨버트 테일러 씨가 1919년 3월 3일 고종의 장례 행렬을 찍은 사진들은 당시 분위기와 종로통에 운집한 백성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또 테일러 씨가 수집한 1920년대 말 서울의 파노라마 사진을 통해선 지금은 띄엄띄엄 있는 서울성곽의 전체 윤곽을 확인할 수 있다.
1947년 미 7사단 보병으로 서울에서 근무하던 프레드 다익스 씨가 촬영한 사진은 유엔군을 환영하는 구호탑과 이승만 지지집회 현장을 고스란히 담아 당시의 혼란했던 정치상황을 짐작케 한다.
철거 직전의 남산 조선신궁 입구와 황국신민서사지주탑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통해선 일제의 유흔을 확인할 수 있다.
1970년대 초 청계천 판자촌에서 빈민구제활동을 벌인 노무라 모토유키 씨가 촬영한 사진들 속에는 당시 경제성장을 경험하던 서울 도심과 청계천 판자촌의 모습이 묘한 대조를 이룬다.
한편 이번 전시회에선 1945년 일제 패망 때까지 서울시청(당시 경성부청)에 일장기와 함께 걸려있던 나치 깃발의 실물이 최초로 공개된다.
이는 당시 한국에 상륙한 미군이었던 로저 마요트 씨가 직접 수습해 보관해오다 기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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