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이 되어 하늘로 올라간다는 '우화등선(羽化登仙)'의 경지를 지향하는 수행자들이 대거 한국을 찾는다.
소동파의 적벽부에도 나오는 '우화이등선(羽化而登仙)'은 '불로장생(不老長生)'과 함께 도교(道敎)에서 추구하는 최고의 경지다. 불교에서는 '깨달음'이나 '해탈'을 가리키는 이 경지를 향해 노력하는 수행자들이 스님이라면 도교에서는 도사(道士)나 진인(眞人)이다.
중국의 도교는 노ㆍ장 사상을 바탕으로 한 후한시대 장도릉(張道陵)을 창시자로 삼고, 우리나라에서는 '선인왕검(仙人王儉)'이라고도 불린 고조선 단군을 시조로 본다.
한국에서는 중국의 도교와 약간 모습을 달리해 '선도(仙道)'라는 생활 속의 수행법으로 신라 왕족이던 김가기, 대학자이던 최치원으로 전통이 이어진다.
특히 김가기는 서기 858년 당나라 종남산 자오곡에서 오색구름을 타고 홀연히 승천해 말그대로 '우화등선'을 이뤘다는 것이 중국 도교의 도경(道經)에 기록된 한국 토종 선인(仙人)이다.
세계금선학회, 한국도가철학회, 한국도교학회, 한국도교문화학회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제1차 선&도 국제학술대회'는 한국의 선도를 국제무대에 소개하면서 동아시아의 중요한 정신문화인 도교의 전통을 다른 학문 분야와 비교하고 재조명해보는 자리다.
22일부터 25일까지 고려대 100주년 기념관과 워커힐호텔에서 열리는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우화등선'이나 '장생불사' 같은 신비로운 영역에 머물렀던 개념이 다뤄진다.
중국 도교 유명 유파의 도사들, 일본 신도(神道) 관계자, 미국, 프랑스, 멕시코, 베트남, 몽골, 중국 학자 등 약 120여명을 직접 만날 수 있다.
크게 '전진도'와 '천사도'로 나뉘는 중국 도교 유파 가운데 전진도의 용문파 출신인 중국도교협회 렌파롱(任法融.73) 회장, 용호파 출신인 장지위(張繼禹.46) 부회장을 비롯해 무협지를 통해 잘 알려진 화산파, 무당파 등의 도사가 대거 참여한다.
또 하버드대 세계종교연구센터장인 도널드 스웨러(65)가 '종교와 인간, 환경'을 주제로 기조발표를 하고, 중국 베이징대 쉬캉셩(許抗生)교수, 일본 국제신도협회 이사장 우메다 요시미(72) 등 세계적인 석학들이 학술대회에서 발표한다.
이밖에 몽골국립과학원 푼사그 교수, 베트남 하노이사범대 따오츠웬교수 등이 참석하며, 고은 시인이 개막식에서 축시를 낭송하고 이애주 서울대 교수가 영가무도 축하공연을 펼친다.
공동대회장인 최병주 세계금선(金仙)학회 회장은 신라시대 대학자이자 도인이었던 고운 최치원의 30대손으로 인도명상을 공부하다 1980년대부터 약 30년째 선도를 수련하고 있다.
그는 "호흡법이나 기공법 등 양생법은 도교에만 있는 수련법으로 이번 생에 육체를 건강하게 해서 편안하게 심ㆍ신을 분리해 다음 생으로 가기 위한 것이다. 즉 도교는 몸을 성화의 도구로 활용하는 보기 드문 종교"라고 소개했다.
최 회장은 "우리 민족은 아기 때부터 '도리도리 짝짜꿍'과 같이 기본적인 기공법을 생활 속에서 익혀올 정도로 자연스럽게 선의 문화에 익숙해져 있다"며 "'육체의 복권'이 정신문명에서 큰 화두가 되는 만큼 21세기 과학문명 시대에도 통할 수 있는 것이 선도와 도교라는 것이 이번 학술대회에서도 거론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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