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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민주당을 준엄하게 심판하자 - 조상진

조상진(본지 논설위원)

6·2 지방선거가 파장이다. 선거일이 한 달 넘게 남았는데 일부 지역을 빼고 벌써 선거 분위기가 시들해졌다. 민주당 경선이 거의 끝났기 때문이다.

 

가장 흥행 요소가 많은 도지사와 전주시장 경선이 무산돼 더욱 그렇다. 정당 공천과 관계없는 교육감 선거가 그나마 눈길을 끄는 정도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그것은 한마디로 민주당 탓이다. 민주당이 도민들을 크게 실망시킨 덕분이다. 선거가 그런 것이려니 하면서도, 이제 도민들이 회초리를 들어 민주당의 종아리를 때려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우선 이번 선거의 의미부터 살펴보자. 이번 선거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에 대한 중간평가라고 말한다. 민주당 역시 그렇게 주장한다. 맞는 말이다.

 

이번 선거는 2008년 18대 총선 이후 2년만에 치러지는 전국단위 선거다. 나아가 2012년 총선과 대선 중간지점에서 민심의 풍향을 알수 있는 바로미터다. 그동안 이명박 정부가 벌인 세종시 수정안과 4대강 사업, 검찰의 무리한 수사로 인한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그리고 최근의 천안함 사건까지 일련의 정부정책에 대한 국민적 심판이 내려져야 마땅하다.

 

그러나 눈을 전북으로 돌려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전북의 여당은 민주당이다. 이들 민주당 정치인과 지방정부가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 심판받아야 한다.

 

사실 전북은 오랫동안 민주당의 텃밭이었다. 국회의원 선거는 1988년 13대 총선이래, 지방선거는 1991년 이래 민주당의 독무대였다. 설령 무소속이 당선된다 해도 민주당에 입당하기 바빴다.

 

지금까지는 호영남간 지역갈등이라는 정치구도 탓에 그렇다고 치자. 하지만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언제까지 도민들이 한 정당의 볼모로 잡혀 있어야 할 것인가.

 

공정성이 결여된 이번 경선과정을 눈여겨 본 도민들은 "민주당이 이래서는 안되겠다"고 절감했을 것이다.

 

본선이나 다름없는 민주당의 경선은 가관이었다. 전북도당의 공심위 구성부터 경선방식, 경선일정, 경선관리 등 어느 것 하나 미더운 것이 없었다. 총체적 부실이었다.

 

결과적으로 도지사와 전주 정읍 김제 순창 장수 등에서는 경선 자체가 무산되고 단독후보가 공천되었다. 신인의 진입이 아예 막혀버린 것이다.

 

김완주 지사의 경우 전공노의 업무추진비 관련 검찰고발, 불법당원 모집 의혹, 새만금 큰절 감사편지, 도청 간부 돈봉투 사건 등이 제기됐으나 묵살됐다. 물론 정균환·유종일 후보의 정치공세라는 점과 그들 자신부터 설득력이 떨어진 감이 없지 않다. 허나 본선에서는 이러한 문제가 더 검증되어야 할 것이다.

 

당초부터 민주당의 태도는 틀렸다. 시민공천배심원제 등 개혁공천을 통해 대선과 총선 패배 등으로 멀어진 민심을 다시 붙잡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그런 의지는 용두사미였다. 또 호남에서 극적인 드라마를 연출, 선거바람을 서울로 북상시켜 수도권을 장악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웃기는 얘기다. 민주당은 호남을 볼모로 이용했을 뿐, 애시당초 호남은 안중에도 없었다. 오직 수도권 승리가 목표였을 뿐이다.

 

또 정세균·정동영 간의 당권 다툼에 전북이 들러리를 서는 것도 슬픈 일이다. 둘 다 전북이 키워야 할 인물이지만 적어도 이번 경선과정에서 보인 태도는 안하무인이었다.

 

이제 민주당을 전북에서 부터 준엄하게 심판해야 한다. 그래야 민주당이 산다. 그렇지 않으면 민주당은 만년 야당에 머무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조상진(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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