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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남원 애향장학숙 건립에 대해

류정수(공학박사·청렴옴부즈만)

 

얼마 전 남원시청 주관 하에 남원 애향장학숙 건립 여부에 대한 공청회가 있었다. 남원을 떠나 서울로 유학하는 자녀들이 안심하고 공부에 전념할 수 있는 시설을 제공하자는 취지의 장학숙 건립에 반대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장학숙 건립비용 일부를 지자체의 예산에서 부담하고, 그 나머지는 여러 사람들에게 협조를 받아 장학숙을 세우자는 것은 모금을 위한 명분은 될지언정 중·고생의 유출을 막기 위해서라든지 또는 유능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시·군 단위 지자체의 장들이 대도시에 애향 장학숙을 세우는 것은 자신의 업적에 대한 생색내기가 없지 않았다. 실질적으로 건물 유지관리비, 운영비, 감가상각비, 이자 등을 고려해 볼 때 그 효용성이 매우 낮고, 소수의 학생들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는 일에 몇 십억씩이나 되는 지자체의 예산을 들인다는 것은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 일이다.

 

인구 유출을 막고 지역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각 지역마다 인재를 육성할 수 있는 거점 학교들이 있어야 된다. 이러한 거점 학교를 만드는 일은 대도시에 장학숙을 세우는 것보다 선행되어야 할 일이다.

 

학비 면제뿐만 아니라 수업료, 기숙사비, 도서비 등의 명목으로 3년 동안 수백만 원씩 지원하고 있는 타 지역의 학교에 원서를 내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비난하기 보다는 그에 걸맞는 대책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 지역의 학부모와 선생님들 그리고 교육에 관심 있는 분들이 함께 모여 머리를 맞대고서 자기 지역에 거점 학교가 생기지 않는 이유를 분석하고, 자기 지역의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요구를 어떻게 하면 충족시킬 수 있는가를 검토하여 그에 따른 중·장기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지역의 교육 환경이 열악한 상황에서 대도시에 애향장학숙을 먼저 세운다는 것은 결국 인재를 밖으로 내모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지금까지 모금한 장학숙 건립 기금은 장학금으로 대체하거나 지역 교육여건을 향상시키기 위한 기금으로 전환하는 것이 인재 양성과 인구 유출 방지를 위해 가장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 류정수(공학박사·청렴옴부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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