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사는 1982년 전주공장의 폴리에스테르 연속중합설비가 완공되면서 섬유부문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전주공장에서 생산되는 고상중합 칩이 PET병의 원료가 되었던 것이다.
PET병은 1972년 미국의 듀퐁이 개발한 것으로 펩시콜라가 이를 채택하면서 세계적으로 보급되었다.
국내에서는 1980년 효성그룹에 의해 본격적인 상업화가 이뤄어졌으며, 이후 삼양사와 두산유리가 진출했다.
고상중합 칩 생산을 통해 획득한 폴리에스테르 관련 기술로 PET병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하게 된 삼양사는 국내 PET시장이 형성되던 1986년 전주공장에 소규모 설비를 갖춰 소주병을 생산하면서 첫 가동을 시작했다.
이후 삼양사는 청량음료용 PET병 수요가 팽창 추세를 보이자 생산설비 증설에 나섰다.
하지만 전주공장은 실수요자와 멀리 떨어져 있어 대규모 PET병 설비를 갖추기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삼양사는 코카콜라 메이커인 범양식품 공장에 월 260만개의 생산능력을 갖춘 인플랜트 공장을 건설했다.
삼양사의 PET병은 세계적인 음료 메이커인 코카콜라, 펩시콜라로부터 품질을 인정 받는 등 초기부터 경쟁력이 높았다.
여기에 PET병 시장이 활황세를 이어가자 청량음료용 PET병 설비 증설이 시급한 현안으로 부상되었다.
이에 따라 1990년에는 우유탄산음료용 내열·내압병을 생산하기 위한 설비를 도입하였으며, 1991년에는 탄산음료용 PET병 양산체제를 구축했다.
연이어 주스 및 스포츠음료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내열성 설비가 실설돼 1991년말 총 생산능력은 월 1320만개로 증대되었다.
산업자재부문은 1980년대 후반에 그룹의 새로운 성장엔진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추진된 사업 가운데 하나였다.
1980년대 시작된 산업용 원사 및 고강력사에 대한 관심은 전주 제2공단에 모노 필라멘트와 고강력사를 생산하는 신공장 건설로 이어졌다.
삼양사는 1989년 1일 생산량 2톤의 PET 모노 필라멘트 생산설비가 준공되고, 이어 1990년에 1일 생산량 10.5톤의 고강력사 생산설비가 가동함으로써 산업자재 분야로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
삼양사는 설비 가동과 동시에 지퍼용 모노 필라멘트를 주로 생산했으며 제품의 차별화 전략에 따라 제지기 캔버스용 모노 필라멘트 생산도 병행했다.
모노 필라멘트는 주로 텐트, 연구실험실용 위생복, 폴리에스테르 지퍼 등에 사용되었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국내 수요가 적고 선발업체의 견제가 심해 생산초기 시장 진입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삼양사가 모노 필라멘트 시장에 소규모 투자를 통해 첫 발을 내딛은 것은 다분히 산업자재산업에 대한 실험적인 성격이 강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고강력사는 처음부터 산업자재의 사업화를 선도했다.
고강력사는 일반 원사보다 높은 인장강도로 인해 열적 안정성이 요구되는 분야에 적용되었다.
국내 산업자재업계에서는 후발주자 위치에 있던 삼양사는 기술과 품질 등 불리한 입장을 극복하기 위해 처음부터 세계시장을 겨냥한 전략으로 성능이 우수한 유럽지역의 설비를 도입했다.
총13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고강력사 설비는 1990년 7월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했다.
삼양사가 주력한 전략품목은 타포린용과 안전벨트용이었다.
특히 타포린용은 국내 최고의 품질로 평가받았을 뿐 아니라 국내 업체의 품질 향상을 촉진하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이처럼 삼양사는 모노 필라멘트와 고강력사의 생산기초를 다짐으로써 1990년대 산업용 자재 분야의 성장을 도모했다.
이를 기반으로 삼양사는 방사용 부직포, 지오그리드, 수지벨트 등 고부가가치 산업용 자재로 사업영역을 확대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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