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본보 여론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전주 완산을과 정읍이 오차 범위내에서 초접전을 벌이고 있다. 다른 때와는 양상이 다르다. 지난 18대 총선때까지만 해도 민주당 공천을 받으면 선거가 사실상 끝났다. 하지만 이번에는 민주당 공천을 받았다해도 안심할 상황이 못된다. 그 만큼 민주당 공천이 비민주적인데다 개혁공천과 거리가 멀어지면서 유권자들이 식상해서 등을 돌렸기 때문이다. 일단 구도상으로는 민주당 후보대 경선에서 탈락한 무소속 대결로 압축됐다.
지금 신인들로 물갈이 된 몇몇 지역을 빼고는 민주당 인기가 별로다. 도민들은 그간 줄기차게 세대교체를 통한 물갈이를 외쳐왔다. 그 결과 6개 지역서 물갈이가 됐다. 하지만 절반 이상을 물갈이 해놓고도 흡족해 하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후보가 별로 탐탁스럽지 않아 맘에 내키지 않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물갈이를 꼭 했어야할 지역이 제외돼 실망스럽다는 것이다. 이 대목서 고민이 깊어진다.
본선 대진표가 확정된 후부터는 유권자의 몫이다. 예전처럼 공천 관문을 통과했다고 호락호락 본선을 통과시켜 줘선 안된다. 4년 동안 나라와 지역발전을 책임져야할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뽑아 놓고 후회할 필요가 없다. 뽑을 때 야무지게 잘 뽑아야 된다. 그러기 때문에 선거를 감성적으로 접근하면 곤란하다. 돈 쓸 때 처럼 머리를 짜내야 한다. 이성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나와 학교가 고향이 혈연이 같다고 마냥 연고주의에 휘둘려선 안된다.
지금 유권자들은 전북이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가도 살펴야 한다. 중앙과의 정치적으로 소통이 안돼 지역 발전이 터덕거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민주당 일당 독주에 대한 피해가 고스란히 지역으로 귀착됐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현재는 소통의 시대다. 그런데도 스스로 정치적 고립을 자초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있던 벽과 담도 허물어 내야 할 판인데 보이지 않게 높은 담을 친 건 우리 스스로 묘혈을 판 것이나 다름 없다.
실용과 실리를 취할 줄 알아야 한다. 그간 정치인들은 표를 쉽게 얻으려고 지역감정을 부추켜 왔다. 그런줄도 모르고 도민들은 그 장단에 맞춰 춤을 췄다. 이제는 지역주의를 탈피할 때다. 지역주의 덫에 갇혀 옴짝달싹 못했던 포로 생활을 말끔하게 청산해야 한다. 그래야 바깥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를 알 수 있다.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지 않았던가. 사람을 잘 뽑으니까 제대로 된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배웠던 것이다.
경선 때 표를 모을 수 있다고 깐족였던 지방의원들이 선거판을 누비는 모습도 역겹다. 중앙정치의 줄서기를 반대해왔던 지방의원들이 공천자 앞에서 면전복배 하는 모습은 가소롭기 그지 없다. 자신의 표도 제대로 간수 못하는 주제들이 유권자를 향해 표 달라고 마이크 앞에 선 모습도 보기 싫다.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하는 그들의 행태가 처연하게 비춰지기 때문이다. 그들이 경선 때 보인 표리부동한 모습은 쓰레기만도 못하다.
마냥 소신없이 갈대처럼 이리갔다 저리갔다 몰려 다니는 그들의 세치 혀끝에 유권자가 놀아나선 안된다. 선거판을 바로 세우려면 이들의 버르장머리부터 고쳐 놓아야 한다. 지금처럼 하면 절대로 못 고친다. 유권자들이 줏대를 갖고 자신의 판단으로 후보를 선택하면 된다. 그렇지 않으면 지역을 바꿔 놓을 수 없다. 지금 우리 지역이 낙후된 것도 결국은 우리 책임이 크다. 우리가 대표를 잘못 뽑았기 때문에 지역발전이 뒤처진 것이다.
아무튼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면서 다소 선거가 맥 빠진 감이 없지 않다. 지금 추세로 간다면 전주 완산을과 정읍, 남원 순창은 예측 불허의 싸움이 될 것이다. 결국 누구를 뽑아야 지역이 발전할 것인가를 잘 생각해야 한다. 그 만큼 유권자의 고민이 깊을수록 세상살이가 나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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