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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장수 '삼양다방' 역사속으로

1952년 문연 뒤 지역문인·화가들 사랑방 역할 / 다방 살리기 모금운동에도 이달말 폐업 예정

▲ 우리나라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다방인'전주 삼양다방'이 61년의 장구한 역사를 뒤로하고 이달 말 문을 닫는다. 추성수기자 chss78@

"또 올게요." "네. 또 오세요."

 

10일 낮 12시 18분, 다방 의자에 앉아서 조용히 책을 들여다보던 손님이 나가며 건넨 인사말이다. 다음을 기약하는 작별인사에 주인 또한 기꺼이 응해준다.

 

하지만 언제까지 후일을 약속하는 인사말이 이곳에서 오갈 수 있을까.

 

우리나라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다방인 '삼양다방'이 61년의 장구한 역사를 뒤로하고 이달 말 문을 닫는다. 지난 1952년 전주시 경원동(홍지서림 옆)에 문을 연 삼양다방은 지역 문인·화가들이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던 장소였다. 하지만 지금은 오후 4시만 돼도 손님이 뚝 끊긴다고 한다.

 

삼양다방 주인 이춘자씨(63)는 다방이 세들어 있는 건물(4층) 주인이 지난해 건물을 내놓을 때부터 오늘을 예감했다. 이씨는 지난달 초 새로운 건물 주인으로부터 다방을 빼달라는 말을 들었다.

 

이씨는 이달부터 다방을 찾는 손님들에게 폐업소식을 알리고 있다. '다방이 사양길로 들어선 지는 오래됐다'는 이씨는 "주인이 바뀌는 것보다 옛사람들이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인 다방이 사라진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더 크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이런 삼양다방을 살리기 위한 모금운동이 펼쳐지기도 했다. 모금의 주체는 경기도 남양주에 위치한 '왈츠와 닥터만 커피 박물관'(관장 박종만). 이 박물관 관계자는 모금액 전액을 들고 지난 1월 삼양다방을 찾았다. 이씨는 모금액을 받을 수 없었다. 곧 사라질 삼양다방의 운명을 예측했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찾는 전화벨이 수도 없이 울렸을 전화기, 1988년에 발행된 영업 신고증, 그리고 요금표만이 삼양다방의 세월을 지키고 있다. 자리를 털고 일어날 때쯤 삼양다방을 추억하는 또 다른 단골손님이 들어왔다. 인사는 필요 없었다. 삼양다방의 문이 닫히는 걸 이 손님도 알고 있을까. 그는 그저 "맛있는 거 하나 줘요"라고 말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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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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