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는 듯이 즐겁게 창업을 준비하다 보니 새 출발에 대한 두려움도 사라졌습니다. 잘 할 수 있고 좋아하는 일을 하게 돼 행복합니다.”
지난 7일 낮 12시 전주 남부시장 청년몰.
상점들이 하나 둘 영업 준비에 한창인 때 새롭게 단장한 듯한 한 상점이 눈에 띄었다.
‘소소한 무역상’이란 상호를 내건 이 상점 진열대에는 세계 각국의 다양한 상품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전통모자, 촛대, 장난감, 자석, 모빌 등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뭔가 이국적인 색채를 띤 물건들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12월 청년몰에 첫 발을 디딘 새내기 창업가 박종현씨(33)는 일본, 베트남, 캄보디아 등을 하루가 멀다하고 찾아 다닌 끝에 이 물건들을 구입했다.
그는 각각의 물건에 담긴 뜻, 구입과정, 그 나라의 전통·문화 등 특색 있는 이야기를 물건에 입혀 소비자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상품에 그 이상의 가치를 입혀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
“외국을 돌아다니다 보면 젊은 사람들이 작은 공간에 색다른 아이템을 채워 판매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을 보고 ‘내가 가야하는 길도 이것이구나’하는 감이 딱 왔습니다.”
전주 토박이인 박씨는 창업하기 전까지만 해도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안정적인 직장을 가지고 있어 남부러울 것이 없는 삶이었지만 항상 뭔가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것 같은 답답함을 느꼈다고 한다.
이때 좌우명인 ‘노는 듯이 일하면서, 자신을 경영하자’란 말이 퍼뜩 뇌리에 스쳤다고 한다.
마침 청년몰에 상점 자리가 났고, 그는 주저 없이 창업의 길로 들어섰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사는 인생에 회의를 느꼈습니다. 누군가에게 구속 받지 않고 자유롭게 내가 좋아하고, 잘 하는 일을 해보고 싶던 차에 마침 기회가 닿아 도전하게 됐습니다.”
다음날인 8일에도 일본행 비행기를 타는 박씨는 벌써부터 어떤 물건들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지에 대한 기대가 크다.
세계 각국을 다니면서 듣고 보는 모든 것들을 공유할 수 있는 터전이 생겼기에 더욱 그러하다.
그에게 창업은 상품 너머의 그 가치를 찾아낼 수 있는 뜻 맞는 이들과의 만남이 있기에 더욱 가치로운 것.
또 전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전주의 맛과 멋을 알릴 수도 있어 하루하루가 보람차고, 값지다.
하지만 언제나 그의 눈은 바다 밖으로 뻗어 있다.
하늘을 길 삼아 떠나고, 땅에서는 그 지역의 역사와 전통, 문화를 품은 숨은 물건들을 찾기 위해 종횡무진하는 그에게 시간은 언제나 야속하게만 흐른다.
상호와 달리 그의 새해 바람은 소소하지 않았다.
“우리지역에 접목할 수 있는 세계 각국의 문화예술 상품을 소개하고, 더 나아가 전주만의 문화적가치를 세계에 알리고 싶습니다. 새해에는 문화수입에서 수출로 전환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더욱 열심히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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