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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총선과 '메기론'

새정치민주연합 논에 메기 한마리 넣어 길러 경쟁관계로 발전해야

▲ 상무이사 주필

지금은 누굴 탓할 때가 아니다. 그간 우리가 못살고 힘들어진 원인이 남에게 전적으로 있는 것처럼 보였다. 물론 많은 부분은 자원을 배분해주는 정권 탓이 컸다.

 

하지만 전적으로 외부 탓만은 아니다. 내 탓도 있다. 도민들은 그간 뒤도 돌아다 보지 않고 앞만 보고 살았다. 정치인들이 표를 얻기 위해 쳐 놓은 지역정서의 덫에 갇혀 일방통행식으로 살았다. 도 아니면 모식으로 말이다.

 

자본주의는 경쟁의 원리로 작동되는 체계인데 우리 지역 정치는 그게 아니었다. 매번 선거가 무의미했다. 특정정당 공천만 받으면 당선은 떼논 당상이나 다름 없어 결국 예산만 축내는 선거였다.

 

일당독주만 확인한 셈이었다. 영남이 싹쓸이 한다고 지적할 바가 아니었다. 30년 가까이 경쟁원리가 작동되지 않다 보니까 정치가 사라졌다. 변하는 게 세상의 이치인데 그게 안되다 보니까 지역이 낙후라는 멍에만 눌러 썼다.

 

그간의 폐해가 눈덩이처럼 쌓여 먹고 살기가 어려운 지역이 됐다.

 

이와 상반되게 충청이나 강원도는 보수정권을 지지하고 나서는 등 전략적 선택을 강행했다. 그쪽 사람들은 어느 쪽으로 줄서야 살길이 나오는 줄 알았다. 때로는 비겁하다고 손가락질도 받았지만 결과적으로 영리한 선택을 한 것. 전략적 선택이 그래서 중요하다. 사실 정치인들은 지역정서를 즐긴다. 선거 때 쉽게 표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한다. 도민들은 그런줄도 모르고 무턱대고 묻지마라 갑자생처럼 특정정당 한테 표를 던졌다. 국회의원들도 워낙 쉽게 당선된 터라 몇선을 연거푸 해도 경쟁력이 없어 보였다. 풍찬노숙하며 역경을 딛고 일어서야 단단해지는 법인데 너무 쉽게 금배지를 달아 온실속 화초 같았다. 야당 기질도 없다. 한결같이 이빨 빠진 호랑이 마냥 온순하기 그지 없는 고양이 같았다. 소리가 나질 않는다고 해서 지역서는 존재감 없는 ‘용각산’정도로 치부했다.

 

항간에는 국회의원들 보고 도의원만도 못하다고 혹평하는 사람도 있다. 도대체 중앙정치무대에서 뭘하는지 조차 모르겠다는 사람들이 많다. 19대 의원들을 약체로 본다. 정치불신과 혐오감이 극에 달해서인지 지금 같아서는 모두를 갈아치울 기세다. 이 사람들 갖고는 전북의 미래를 기대할 게 없다는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이 혁신위원회를 꾸려 날마다 혁신안을 내놓고 있지만 그 정도 갖고는 기대할 게 없다. 새정연의 수권능력을 의심하는 사람이 많다. 계파싸움만 해 믿음을 갖지 않는다. 정부 여당이 그렇게 국정을 농단해도 뭐 하나 속 시원하게 풀어준 게 없다며 큰 기대를 걸지 않고 있다.

 

오직 내년 총선에서 배지 한번 더 달 궁리만 하는 사람들 정도로 보고 있다.

 

선거 때가 닥쳐서인지 또다시 새정연 유급당원이 늘고 있다. 30만을 육박할 정도로 당원이 늘었다. 당원에 가입한 사람이나 입당권유자나 진정성이 안보인다. 통과의례처럼 숫자놀음에 지나지 않고 있다. 지역이 오늘날 이렇게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졌는데도 그 누구 하나 책임지겠다고 나서는 사람도 없다. 결론은 국회의원을 잘못 뽑은 탓이 크다. 똑똑한 야당의원 하나면 국가예산 확보도 한결 수월해 질 수 있다. 집권 1년이 지난 송하진 지사가 가장 갑갑해라 한 것도 자신을 크게 도와줄 정치인이 없다는 것이다. 새만금특별법 법사위 통과를 앞두고 오죽 답답했으면 송지사가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에게 SOS를 쳤겠는가. 정 전장관이 새누리 법사위원을 설득한 것이 그래도 도움돼 새특법이 통과됐다.

 

도민들은 지난일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일당 구조로는 지역을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이제는 선거판에 경쟁의 원리가 도입돼야 한다. 경쟁 없이는 발전할 수 없는 게 민주주의다. 이쯤해서 삼성 이병철의 경영철학였던 ‘메기론’을 참고 삼아야 할 것 같다. 미꾸라지 논에다 메기를 함께 넣어서 기르자는 것.

 

미꾸라지는 메기 한테 안 잡혀 먹히려고 열심히 나분대고 메기도 미꾸라지를 잡아 먹으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서로가 윈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로가 경쟁 관계일 때 발전할 수 있다는 논리다. 그렇다면 내년 총선은 여야든 야야든 경쟁관계로 치러져야 한다. 그렇지 않고 예전같이 똑같은 방식으로 총선을 치르면 전북은 또 버린다.

 

메기는 신당이나 새누리당 무소속 후보 중에서 나올 수 있다. 그간 새정연이 이길수 있는 선거에서 죽을 쑤는 바람에 이대로는 안된다며 신당론이 불거진 것. 지금 신당 깃발을 세울 사람이 마땅치 않고 안철수 신당 때 허당을 짚어 신당설만 무성할 뿐 쉽게 움직이지 않는다. 전북의 살길은 새정연의 논에다가 메기 한 마리라도 넣어 기르자는 것이다. 그 메기가 과연 누구일까.

백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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