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적한 동문거리 삼양다방 지하 문화통신사에서 청년예술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많은 공연과 축제로 인해 바쁜 5월을 보내고 있는 청년예술가들이 시간을 쪼개 이 자리에 모인 이유. 예술인이라면 눈물 젖은 빵을 먹어야 한다는 사회 인식 속에서 풍족하게 살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해답을 조금이라도 얻기 위해서였다. 예술 활동만으로 생계를 유지하지 못하는 것은 단순히 자신의 창작 활동이 부족한 것뿐이 아니다. 답을 얻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예술이 사회·경제의 구조 안에서 어떻게 작용 했으며, 사회의 인식을 통해 어떻게 변화돼 왔는지 본질적인 문제를 파악해야 한다.
‘왜 예술가는 가난해야 할까?’ 저서를 들고 온 김동영 전북연구원 박사는 청년예술가들과 예술인이라는 직업이 가난할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함께 토론했다.
예술이란 무엇일까? 김 박사에 따르면 19세기 이전에는 일종의 종교 의식 행위였고, 왕족과 귀족이 향유하는 특정한 영역이었다. 예술은 산업 혁명 이후 예술적 가치를 공유하고자 하는 자본가들로 인해 변화가 시작됐다.세속적이지 않은 예술의 신성성을 공유함으로써 지위가 높은 사람이 되는 사회적 구조와 인식이 형성됐다.
다수의 예술인들은 신성성이라는 인식 아래 돈, 명예 등 외적 대가보다 내적 대가로서의 가치를 우선시하게 됐다. 김 박사는 예술가가 자본을 탐하는 순간 예술의 본질적 가치와는 멀어진 사람으로 인식되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예술 분야에서의 승자독식 현상, 직장생활이 맞지 않다는 선입견, 위험 감수의 성향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김 박사는 사회적 지위와 명예를 누리고 있는 몇 안되는 승자들을 향한 인식으로 인해 예술인 공급 과잉이 가장 큰 문제라고 이야기했다. 이에 게이트키퍼들의 사회적 합의를 통해 예술이 평가받는 구조를 떠나 시장의 영역에서 제대로 평가받고 경제적 가치와 예술적 가치를 같이 보존할 수 있는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트워크에 참여하기 위해 남원 산내면에서 찾아온 조성하 싱어송라이터는 “예술가를 직업으로 삼기 어려운 현실의 문제는 단순히 우리 안에서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것이 아니고 자꾸 의견을 나누고 표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훈 문화통신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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