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세력이 3번째 정권을 잡았다. 김대중, 노무현에 이어 문재인이 촛불혁명에 힘입어 정권을 획득했다. DJ가 평화적으로 정권교체를 한 것은 DJP연합에 바탕을 뒀지만 모든 게 조합이 잘 이뤄져 만들어졌다. 그 당시 도민들은 살맛나는 세상이 만들어질 것이란 기대감에 마냥 부풀어 있었다. 아울러 지역개발이 앞당겨질 것이란 희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듯 막상 정권을 잡고 보니까 생각했던 것과는 많이 달랐다. DJ 측근들만 덕 보는 것으로 끝났다. 말만 지역균형발전이 이뤄질 것처럼 호들갑을 떨었지 실제는 그렇지 않았다. 결국 정권교체를 이뤄냈다는 사실만 각인된 채 임기 5년이 허투루 지났다. 노무현이 정권을 잡을 때도 도민들은 DJ 때처럼 열화와 같은 성원을 보냈다. 하지만 일부 정치인들이 정권 맛을 보거나 겻불 쬐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누구 하나 나서서 지역개발을 이뤄내겠다는 당찬 결의가 없어 모처럼의 지역발전 기회를 놓쳤다.
돌이켜 보면 DJ와 노무현 정권 내내 전북 출신 정치인들이 낙후된 전북을 발전시키는 것보다 개인의 입신영달에 더 급급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그 당시 국회의원을 지낸 정치인들은 지역주의와 정권 덕에 편히 국회의원을 해 먹었다. 수도권처럼 전쟁을 치르지 않아도 공천만 받으면 국회의원이 되는 구조라서 더 그랬다. 선출직 국회의원이라기 보다는 임명직 국회의원이란 표현이 더 적절했다. 결국 비판과 감시라는 본연의 역할은 오간 데 없고 거수기 역할만 충실하게 해 본인들만 양지에서 등 다습고 배부른 생활을 했다. DJ 때만 해도 광주 전남 사람들이 정권실세로 군림해 전북 정치인들이 이들의 눈밖에 날까봐 몸조심 하기 바빴다. 새만금도 멈칫거린 게 그들 때문이었다. 환경단체들의 개발 반대도 있었지만 그 이면에는 목포를 중심으로 한 서남해안 프로젝트를 정권 차원에서 추진하기 위해 새만금을 관심권 밖으로 내몰았다. DJ 정권 초기에 감사원이 새만금사업에 대한 종합감사를 벌인 게 이를 입증한다.
노무현 정권 때는 국가균형발전이란 큰 틀에서 우리도 혁신도시를 만들 수 있었다. 그나마 다행이었다. 하지만 노 정권에서도 알게 모르게 차별을 받았다. 인사차별이 이뤄졌다. 당 정 청 고위직에 전북 출신들이 포진은 했지만 크게 힘쓸 수가 없었다. 권력의 핵에 포진해 있지 않아서였다. 그런 상황에서 국가예산을 확보해서 지역개발을 도모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전북 출신들이 권력 눈치 보기에 급급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해마다 국가예산 확보 철만 닥치면 전북지사가 힘들어했다. 새만금 관련 예산은 항상 벼랑끝으로 내몰려 마지막에 증액시켜 체면유지용으로 통과시켰다. 광주 전남 국회의원들이 끝까지 방해하며 흔든 탓이 크다. 광주 전남 국회의원들은 광주민주화운동을 겪고 나면서부터 호남이란 이름으로 알짜배기 예산을 확보했고 때로는 전북 몫까지 챙겨갔다.
그간 도민들은 DJ와 노무현 정권이 탄생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DJ 때는 뭣도 모르고 기뻐만 했지 들러리에 지나지 않았고 실속은 광주 전남 사람들한테 돌아갔다. 아이러니하게도 견제만 당했다. IMF 때 대통령 경제고문을 겸했던 유종근 전 지사도 광주 전남 실세들 때문에 소신껏 일할 수 없었다. 그들이 항상 유 전 지사를 견제하고 감시해서 그랬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유 전 지사가 김 대통령의 신임을 받고 있던 터라 소리문화전당을 지을 수 있었다. 그 당시 유 전 지사는 도세에 비해 3배가 큰 소리문화전당을 통 크게 지었다. 권력은 불과 같아 너무 가까이 있으면 델 수가 있고 멀리 있으면 관심권 밖으로 밀려나 누구 하나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도민들은 지난 진보정권을 거치면서 많은 학습을 했다. 권력이란 속성이 아무리 선거 때 도움을 줬어도 노력하지 않고서는 자기 몫을 챙길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광주 전남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이명박근혜 전 보수정권에 비해 전북이 많이 나아졌고 개선될 기미가 엿보인다. 송하진 지사가 추천한 인사들이 차관으로 발탁될 정도로 송 지사의 정치적 위상도 달라졌다. 문 대통령이 전북에 고마운 맘을 갖고 있는 것이 여러차례 확인된 만큼 이제 지역개발을 위한 논리를 우리 스스로 개발해 중앙정치권 설득에 나서야 한다. 삼세판이란 말이 있다. 진보정권 3번째인 문재인 정권 동안 전북은 새만금을 중심으로 한 획기적인 개발 프로젝트를 마련해서 전북개발을 도모해야 한다. 지금부터는 전북이 호남이란 굴레에서 벗어나 예전처럼 전라도의 중심 개념을 하나씩 만들어 가야 한다. 새만금 잼버리 유치를 계기로 전북인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는 게 패배주의 극복의 첩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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