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일보가 선정한 ‘2017 올해의 인물’에 전주의 ‘얼굴 없는 천사’가 선정됐다.
‘올해의 인물’은 전북일보 논설위원과 기자들이 매년 연말 한 해 동안 지역사회 발전과 전북의 위상 제고에 공헌한 인물을 직접 투표방식으로 선정하고 있다. 올해는 3명의 후보가 추천돼 투표한 결과, 얼굴 없는 천사가 과반수를 얻었다.
전북일보는 실체가 밝혀지지 않은 무명(無名)의 인물을 선정하는 데 고심을 했지만, 최근 사회적 문제로 부각된 사회복지단체와 시설의 도덕적 해이와 이에 따라 기부 거부가 확산되는 상황이어서 얼굴 없는 천사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하는데 더 큰 의미를 부여했다. 이름도 얼굴도 알리지 않으면서 18년째 5억원이 넘는 고액을 내놓아 도내는 물론 전국에 기부 문화 확산을 이끌어 왔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얼굴 없는 천사는 2000년부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성탄절을 전후해 기부금을 보내왔다. 대부분 “소년소녀 가장을 위해 써달라”는 짤막한 편지만 있을 뿐 어떠한 조건도 없었다.
지난해까지 천사가 몰래 가져다 놓은 금액은 5억원에 달했다. 그의 후원금 덕분에 전주 시내 4000여 가정이 보살핌을 받았다.
나눔은 올해도 이어졌다. 28일 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 천사마을에 천사가 다녀갔다. 이날 오전 11시 26분께 여느해처럼 성금 기부를 알리는 전화가 왔고, 주민센터 뒷편 천사쉼터 나무 아래에 A4용지 상자가 놓여있었다. 상자 안에는 “소년·소녀 가장 여러분 힘든 한해 보내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내년에는 더 좋아질 거라 생각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란 쪽지와 함께 5만 원 지폐 6000만원과 돼지저금통안에 동전 27만9210원이 들어있었다. 이로써 2000년에 시작된 천사의 기부금액은 총 5억5813만8710원으로 불어났다.
얼굴 없는 천사의 나눔은 지역사회로 확대됐다. 전주시 노송동 주민들은 지난 2015년 마을 공동체인 ‘천사길 사람들’을 꾸려 천사의 선행을 알리고, 구도심으로 쇠락하는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한 마을 가꾸기 사업도 벌이고 있다. 천사의 나눔은 마을을 변화시키고, 전국에 수많은 ‘얼굴 없는 천사’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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