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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어선 전복 원인은] 예인선 줄에 걸려…충돌 이유는 아직?

사고 발생 시간, 일몰 전…파고·기상 상태도 양호
조타실 있었던 선장 실종돼 경위 파악 어려울 듯

▲ 지난 8일 전복된 진성호가 9일 사고 해역에서 15해리(약 28㎞)떨어진 십이동파도로 예인, 이곳에서 120톤 해상크레인을 이용해 선박을 복원하고 바닷물을 빼낸 후 9일 밤 늦게 군산 비응항으로 예인할 예정이다. 군산=문정곤 기자

전복되면서 만들어진 에어 포켓 덕분에 사상자를 줄일 수 있었지만 8일 발생한 제203 진성호 전복 사고는 원인이 쉽게 납득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 사고 발생 시간이 일몰 전으로 시야 확보가 어렵지 않은 상태였다는 점에서 진성호가 정면을 가로질러 지나가고 있는 예인선의 존재를 미리 알지 못했는지, 알았다면 왜 예인줄을 피하지 못했는지 등이 의문으로 남는다. 선장은 사고 당시 조타실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지만 실종된 상태여서 사고 원인을 밝히는데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잔잔한 파고, 사고 원인은?

지난 8일 오후 7시 10분께 군산시 어청도 인근 해상은 초당 4~6m의 바람이 불었다. 파고는 1m 안팎으로 잔잔한 편이었다. 아직 해가 지지 않았고 비도 내리지 않는 등 전반적인 기상 상태는 나쁘지 않았다.

9일 전북일보가 ‘V-Pass 시스템(위치발신장치)’을 분석한 결과, 지난 6일부터 3일째 새우잡이 조업 중이었던 진성호는 사고 당시 작은 원을 그리며 북쪽으로 항해하고 있었다. 진성호 정면 남쪽 방향에는 예인선이 있었다. 사고 당일 오전 8시 50분께 3350톤급 바지선을 끌고 경기 평택항을 출항해 부산항으로 향하던 118톤급 ‘포스 7호’였다.

V-Pass 시스템에는 오후 7시 8분 진성호와 포스7호가 교차했다. 3분 뒤 포스 7호의 움직임이 멈췄다. 오후 7시 8~11분 사이 진성호가 포스 7호의 예인줄에 부딪힌 시각으로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예인선 선장 이모 씨(63)는 “예인줄을 이용해 바지선을 끌던 중 인근을 항해하던 진성호가 예인줄에 걸려 전복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산해경 관계자는 “진성호가 예인줄에 걸려 전복된 경위를 조사하고 있지만, 조타실에 있던 선장이 실종돼 정확한 사고 경위는 현재 확인이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동료애·신속한 구조가 선원 살려

지난 8일 오후 7시 17분께 군산해경 소속 경비함정들과 구조대원들에게 122상황실로부터 “진성호와 예인선이 충돌했으니 구조를 바란다”는 다급한 상황지시가 내려졌다.

곧바로 가장 가까운(35㎞) 해역을 순찰 중이던 321함이 사고 해역으로 이동했고 48분 만에 사고현장에 도착했다. 321함 김병식 경사(47)는 뒤집힌 채 위태롭게 바다에 떠 있는 진성호에 올라 배 밑바닥을 두드리며 선실에 갇힌 선원들과 대화를 시도했다. 밖에서 배를 두드리는 소리를 듣고 구조대가 도착한 사실을 안 선원들도 배를 두드리며 자신들이 갇혀있음을 알렸다. 두드림 신호와 음성확인을 통해 선원들의 생사를 확인한 김 경사는 “희망의 끈을 놓지 말라”고 외치며 배안에 갇힌 선원들을 안심시켰다.

이어 구조에 나선 특수구조대원들은 뒤집힌 진성호의 진입로를 막고 있던 그물과 부유물 등을 1시간에 걸쳐 제거하고 선체 수색에 나섰다.

특수구조대원 김효철 순경(31)은 선체에 산소가 부족할 것을 우려해 공기통을 선원들에게 건네기도 했다.

생사의 기로에 서있던 선원들의 동료애도 빛났다. 구조의 순간에서 선원들은 “나이 많은 분부터 빨리 구조를 해 달라”고 필사적으로 소리 질렀다.

김 순경을 비롯한 특수구조대원들은 선실에 있던 연장자 이모 씨(59)를 시작으로 선원 4명을 모두 구조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진성호 선장 권 모씨(56)는 계속된 수색에도 끝내 찾지 못했고, 군산해경은 8일에 이어 9일에도 실종된 권 씨를 찾기 위한 수색을 계속 이어갔다. /군산=문정곤·남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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