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어청도 앞바다 어선 전복, 선장 실종
해경, 30분만에 현장 도착 선원 4명 구조
군산 어청도 앞바다에서 새우잡이에 나섰던 어선이 예인선의 예인줄에 걸려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선원 4명은 뒤집힌 배 안에 만들어진 공기 주머니격인 ‘에어 포켓’에서 버티다 30여분 만에 출동한 해경에 의해 구조됐지만, 선장은 실종된 상태로 해경이 수색·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에어 포켓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면 참사로 이어질 뻔한 사고였다. 해경의 신속한 출동도 인명피해를 줄이는데 기여했다.
지난 8일 오후 7시 13분께 군산시 옥도면 어청도 남동쪽 6.5해리(12㎞) 해상에서 새우잡이 어선 제208 진성호(7.93톤급)가 인근 해상을 운항하던 예인선 포스7호(110톤급)의 예인줄에 부딪혀 뒤집혔다. 진성호에는 선장 권모 씨(56), 선원 이모 씨(59) 등 모두 5명이 타고 있었다.
신고를 접한 군산해경은 오후 7시 20분께 예인선과 교신을 통해 진성호의 상태를 확인했다.
사고 발생 38분 뒤인 오후 7시 50분 군산해경 소속 321함이 사고 현장에 도착했다.
항해하던 예인선의 예인줄에 부딪혀 뒤집힌 진성호에는 이른바 에어 포켓이 형성됐다. 다행히 공기가 통하던 선실 속에서 선원 임모 씨(59) 등 4명은 어둠과 추위를 견디며 구조될 때까지 150분을 버텼다.
해경 특수구조대는 가슴까지 차오른 바닷물과 싸우며 선실에 갇혀있던 선원 4명을 무사히 구조했다. 진성호가 전복된 지 2시간 30분 만이었다.
이들의 생사를 가른 건 이른바 ‘에어 포켓’으로 구조된 선원들은 배가 순식간에 뒤집힌 뒤 공기가 남아 있던 공간에서 구조를 기다렸다.
선원들은 “뒤집힌 선체에 어디선가 공기가 들어왔다. 숨을 쉬는 데 큰 지장은 없었지만 공포와 두려움으로 보낸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갑작스러운 충돌로 중심을 잃고 식당에서 선실로 휩쓸린 선원도 있었다. 구조된 선원들에 따르면 당시 3명은 선실에서, 1명이 2층 식당에서 각각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선장 권 씨는 조타실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전복된 선박에서 가장 먼저 구조된 선원 이 씨(59)는 “배가 그물을 끌고 있을 때는 선장을 제외하고 선원 모두가 선실에서 대기하며 휴식을 취하거나 잠을 청하는 것이 일반적이다”며 “사고가 났을 때도 선원들은 선실에서 선잠을 청하거나 누워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쿵’하는 소리와 함께 배가 순식간에 뒤집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한편, 구조된 선원 4명은 동군산병원에 입원해 치료 중이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은 10여척의 경비함정과 헬기를 동원해 선장 권 씨를 찾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이르면 9일 저녁 진성호를 군산 비응항으로 예인, 합동감식을 실시할 계획이다.
< 문정곤·남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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