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은 지도 벌써 한 달이 넘었습니다. 미세먼지와 추위로 인해 겨울이 반갑지만은 않은 분들이 많을 텐데요. 날씨 때문에 몸도 마음도 지친 당신에게 전주에서 즐길 수 있는 보양식을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맛은 당연히 담보하고, 건강까지 고려한 음식들만 엄선하여 소개해드립니다.
약선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
그중 첫 번째는 약선요리입니다. 약선(藥膳)이란 약(藥)과 음식 선(膳)을 합친 말로, 약이 되는 음식을 뜻하는데요. 한의학 기초 이론에 식품학, 조리학과 영양학을 접목하여 질병 예방과 건강 증진을 도모한다고 합니다. 맛의 고장 전주에도 이런 약선음식을 선보이는 곳이 있다고 해서 제가 가보았습니다. 금암동에 위치한 감로헌입니다.
감로헌이라는 이름은 한자로 달 감(甘)에 이슬 로(露), 추녀 헌(軒)자로서 '그동안 이슬처럼 감춰져 있어 현대인들이 잘 몰랐던, 맛과 건강을 고려한 약선요리를 세상에 드러낸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하는데요. 손님의 건강을 생각해 화학조미료나 일반적인 소금, 설탕, 식초 등은 쓰지 않는다고 합니다. 대신에 조청, 꿀, 감초, 미역, 다시마, 감, 오미자 등으로 만든 천연 양념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저는 감로밥상 C코스를 선택했는데요. 사장님께서 설명하시길 모든 재료는 직접 운영하는 농장에서 공수해온다고 하셨습니다.
밥부터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감기 예방에 좋은 치자를 우려내어 색이 노랗습니다.
갖가지 나물과 무침, 장아찌 등이 나왔습니다. 인삼, 마, 흑임자, 은행, 참외, 곰취 등 우리 몸에 좋기로 익히 알려진 재료들이 올라왔는데요. 자극적인 조미료 맛에 길든 저의 입에는 약간 삼삼하다고 느껴질 만큼 맛이 순하고 담백했습니다. 뛰어난 감칠맛이나 화려한 양념 맛은 없었지만, 재료 본연의 맛을 오롯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한 평소 접해보지 못한 생소하고 신기한 반찬들이 많았는데요. 다른 어느 곳에서도 맛보지 못했던 낯선 재료와 낯선 조리법이었습니다. 채소류만 있었다면 2% 아쉬웠을 반찬에 메인 메뉴인 수육과 소불고기가 추가되어 든든한 보양식 상차림이 되었습니다.
가격대가 다소 높은 터라 일상에서 자주 즐기기는 힘들지만 중요하고 특별한 날을 장식할 만찬, 혹은 귀빈을 대접할 성찬으로는 여러모로 손색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추가 메뉴에 따른 가격 변동이 있으므로 꼭 수육까지 있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신다면 A코스나 B코스를 드시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을 듯합니다.
의식동원, 또는 약식동원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람이 건강을 유지하는 데 있어 약과 음식은 그 근원이 같다는 단어입니다. 음식이 곧 약이 되는 약선요리를 드시고 잃었던 입맛과 건강을 챙겨보심은 어떨까요?
감로헌
위치ㅣ전북 전주시 덕진구 권삼득로 247(금암1동 728-21)
연락처ㅣ063-275-8811
고급 음식의 대명사, 갈비찜
그다음으로 소개해드릴 곳은 고급스럽고 맛있기로 전주 현지인들 사이에서 이미 이름이 난 고깃집입니다. 넓고 쾌적한 실내와 고급스럽고 깔끔한 분위기 덕에 모임 장소로 정평이 나 있다는 중화산동의 일송정인데요. 기본적으로 고깃집이지만 메뉴 중 갈비찜이 가장 유명합니다. 갈비찜이란 돼지나 소의 갈비를 양념하여 끓여낸 음식으로 불고기와 함께 한국의 대표적인 고기 요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소의 갈비와 온갖 보양 재료를 넣고 푹 익힌 소갈비찜은 생일이나 명절을 위시한 특별한 날의 잔치 음식으로도 좋은 요리죠.
주문한 갈비찜의 모습입니다. 흔히 보양식, 하면 뭔가 특별하고 이색적인 것을 떠올리게 마련이지만 이렇게 버섯과 각종 채소, 밤과 대추 등을 넣어 소갈비와 함께 끓여낸 갈비찜이야말로 겨울철 든든한 보양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갈비찜 자체도 연하고 야들야들하며 간이 알맞게 배어 있어 맛있었지만, 함께 나온 반찬들도 하나같이 맛이 좋았습니다. 매장에서 직접 담근 배추겉절이가 특히 맛이 좋아서 김치와 밑반찬만으로도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웠을 정도입니다.
국물이 당긴다면 갈비탕을 드시는 것도 좋습니다. 뼈와 고기가 우러난 맑은 국물과 큼직한 소갈비가 얼어붙은 몸도 마음도 녹여줄 것입니다. 제가 갈 때마다 넓은 매장이 꽉 찰 만큼 손님이 많았는데요. 맛의 기준이 상향 평준화(?)되어 있는 전주에서 현지인들이 이토록 즐겨 찾는 집이라면 믿고 가셔도 되지 않을까요?
일송정
위치ㅣ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중화산로 49
연락처ㅣ063-223-9393
보양식으로 제격, 우족탕
마지막으로 우족탕을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우족탕이란 소의 발 부위를 장시간 끓여낸 탕을 말하는데요. 각종 채소와 함께 삶아내면 진한 국물과 쫀득쫀득한 식감을 즐길 수 있습니다. 우족탕은 칼슘, 마그네슘 등 영양소가 많이 함유되어 있고 단백질 함량도 높으므로 보양식 중에서도 보양식으로 손꼽히는데요. 성장기 어린이에게는 성장을 촉진하고, 노인과 회복기 환자들에게는 원기 회복을 돕는 등 영양식으로 아주 좋다고 합니다.
3대째 장사를 하고 있다는 금암우족탕을 가보았습니다. 오직 한우로만 탕을 끓이고, 직접 농사지은 채소들로 반찬을 만든다고 합니다.
저는 한우우족탕을 시켜보았습니다.
밑반찬은 신 김치 몇 가지가 전부지만 서비스로 나온 수육이 아주 연하고 맛이 있었습니다.
살코기와 연골, 껍질 등 건더기가 아주 푸짐했고 국물도 깊고 진한 맛이었습니다. 누린내가 나지 않게 월계수 잎 등 각종 약재를 넣고 삶아내셨다고 하는데요. 이걸 드시러 전주까지 방문하신 백종원 선생님이 이해가 가는 순간이었습니다. 굳이 특 자를 시키지 않아도 양이 아주 푸짐하고 배가 부릅니다. 다 먹고 나니 기분 탓인지는 몰라도 뻑적지근했던 몸에 생기가 도는 듯했습니다.
뜨끈한 국물이 생각날 수밖에 없는 추운 날씨, 우족탕 한 그릇으로 활력을 보충해보시는 건 어떤가요? 얼어붙은 몸도 마음도 녹여줄 것입니다.
금암우족탕
위치ㅣ전북 전주시 덕진구 태진로 136
연락처ㅣ063-252-8052
/글·사진=전주시 블로그 기자단 전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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