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나’라는 드라마의 주인공입니다. 자신의 드라마에 주역인 우리, 그러나 ‘세상’의 무대에선 대부분 엑스트라일 뿐이지요. 세상이 극소수의 선택받은 주인공만 캐스팅하기 때문입니다.
비록 행인 1, 동네 아저씨 2, 건달 3인이지만 애초에 주인공을 꿈꾸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겁니다. 누구나 주인공을 소망했을 세상엔 엑스트라만 넘칩니다. 스포트라이트는 언제나 주인공 차지입니다. 그러나 드라마를 떠받치는 건 한둘쯤 빠져도 표도 안 나는 단역들이지요. 그들 중 일부를 ‘감초’라 부르는 건, 쓰디쓴 세상에 감초 같은 존재라는 은유겠지요.
엑스트라를 ‘병풍’이라고도 합니다. 잔치의 주인공 뒤에 둘러치는 병풍 말입니다. 그러나 병풍 없는 잔칫상 없지요. 험한 세상 건너느라 고단한 장삼이사 우리, 오늘은 봄의 주역인 꽃을 들러리 세우자고요. 저 빈 의자에 한 번 앉아보자고요. 꽃보다 붉게 웃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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