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향인사들 중에는 고향 전북이 지난 30년 동안 발전하지 못한 것에 몹시 안타까워 한다. 각종 경제 지표상 꼴찌로 추락한 것에 더 분개한다. 역대 정권들이 수도권 집중화를 꾀하다보니까 그 여파로 농도 전북이 최하위로 밀렸다. 인구 180만 붕괴가 초읽기에 들어갔고 청년층이 일자리가 없어 해마다 탈전북러시를 이룬다. 산골에는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멈춘지 오래고 연간 출산인구 1만이 무너져 9천명대에 놓여 있다.
생산력이 떨어진 65세 이상 노인층의 비율만 늘어 먹고 살기 힘든 구조다. 이대로 가다간 전북 14개 시군 중 전주 익산 군산 정도만 남게 될 형편이다. 전북의 도세가 갈수록 쇠잔해 가지만 도민들은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날마다 같은 환경에서 반복된 생활을 하니까 매너리즘에 빠져 극복할려는 의지도 없고 새로운 것에 도전해 볼려는 도전정신도 안보인다.
전북이 이렇게 된 것은 하루 아침에 된 게 아니다. 가랑비에 옷 젖듯이 지난 90년대부터 30년간 이뤄진 결과물인 것이다. 이 문제의 책임은 정권탓이 일차적이지만 전북 출신 정치인들이 무능해 이처럼 되었다는 것이다. 1995년 단체장을 선출했으나 지사나 시장 군수들이 자신들 입신양명하기에만 바빴지 실질적으로 지역발전에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미래를 내다보고 돈과 사람이 모일 수 있는 시군으로 발전시켰어야 했는데도 그렇게 못했다. 당선되면 다음 선거를 준비하는데만 혈안이 되다보니까 주로 선심성 사업에 예산을 썼다. 단체장은 지방의원과 달리 전문적인 식견과 역량이 있는 사람이 맡아야 한다. 하지만 중앙과의 인적네트워크가 갖춰지지 않은 사람들이 단체장을 연거푸 하다보니까 시군은 외화내빈처럼 속빈강정이 되버렸다.
전북은 기업 다운 기업유치를 못했다. 지금도 노동집약적이고 경쟁력이 약한 기업이 많다. 이런 기업들 갖고선 고용효과나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4차산업혁명시대에 제대로 적응해서 생산력을 키워나갈 기업도 많지 않다. 사회간접시설이 제대로 확충되지 않은 것도 큰 걸림돌이었다. 전북혁신도시에 와 있는 기관들도 아직도 현지화에 미적거릴 정도로 늑장을 부리고 어떻게 해서든지 서울로 빠져 나갈 궁리만 꾀하고 있다.
전북의 현실이 암담하지만 뾰족한 대안이 없다는 게 더 문제다. 그간 정부와 도가 새만금사업을 장밋빛 청사진으로 제시했지만 가시적 성과가 없어 상당수 도민들이 큰 기대를 접었다. 항간에는 새만금사업 때문에 전북이 오늘날 처럼 축 쳐지고 발전하지 못했다면서 사업 자체를 반대한 사람이 생겼다. 새만금사업이 국책사업인 만큼 새만금개발청으로 하여금 개발토록 하고 가급적이면 전북도는 다른 사업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고 말한다.
전북 국회의원 40%가 법의 심판대에 올라와 절름발이 신세가 되었다. 때문에 도민들이 목에 방울 달고 아닌 것은 아니다라고 적극 나서야 한다.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안 나서면 전북은 도저히 꼴찌를 면할 수 없다. /백성일 부사장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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