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지나고 가을에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입추(立秋)가 지났다. 하지만 아직도 찌는 듯한 무더위로 인한 폭염과 열대야가 연일 기승을 부리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거리두기 강화 및 델타 변이 확산으로 여전히 많은 사람이 한자리에 모이지 말라고 한다. 거리를 두라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 확산 속에서 가족여행을 어디서 어떻게 안전하게 보내야 할지 걱정과 고민이 많다.
아이들의 여름방학을 맞아 안전하고 유익한 여행을 고민하는 가족에게 특별한 여행을 제안하고자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해 집에만 있기 답답한 요즘, 한적하고 풍요로운 농촌마을로의 여행을 추천한다. 천혜의 자연환경과 전통문화, 체험, 휴양까지 1석 4조의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농촌마을이 우리 주변에는 참 많다. 아이들뿐만이 아닌 부모에게도 소중한 추억이 생기는 것은 물론이고 가족이 함께 안전하게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즐거운 시간도 보낼 수 있다.
부모들에게는 농촌 풍경과 마을 어르신들의 모습이 감성적인 동정이나 향수를 유발하기도 한다. 필자가 농촌이라는 단어를 들을 때마다 생각나는 장면이 있다. 유년 시절 여름방학에 할아버지·할머니 댁으로 놀러 가서 들이나 산으로 뛰어다니며 수박, 참외, 옥수수를 먹고 냇가에서 멱 감던 마냥 행복했던 시절이 떠오른다. 도시 가족들이 잠시나마 도시를 떠나 농촌마을을 찾아 우리 농업·농촌의 소중함과 시골의 향수를 느껴보길 바라는 마음이다.
농촌여행에서는 우리가 매일 식탁에 앉아 가족과 정다운 얘기를 나누며 맛있게 먹고 있는 먹거리가 식탁 위에 올라올 때까지 흙, 물, 공기, 햇빛을 이용해 농산물을 생산해주는 우리 농민의 고마움을 몸소 느낄 수 있다. 미래 세대의 주역인 어린이들과 시골의 향수를 갖고 있는 도시민들의 농촌에 대한 사랑과 방문은 소멸 위기에 처한 농촌마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농업과 농촌은 우리의 생명산업을 책임지고 있다. 우리 모두는 농촌이 살아 움직일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유지·보존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우리 농협에서는 농촌의 일상과 자연, 힐링, 놀며 배우는 감성 체험을 통해 도농교류 활성화와 도시민에게 건전하고 안전한 휴식 제공과 더불어 농업·농촌의 이해를 도모하고자 ‘팜스테이’를 추진하고 있다. ‘팜스테이’란 농장을 뜻하는 영어 단어인 ‘팜(farm)’과 머문다는 의미의 ‘스테이(stay)’를 합성한 말로, 농가에서 숙식하면서 농촌의 일상을 체험하는 농촌체험관광을 의미한다. 전북에는 20개, 전국적으로 290여개 마을이 조성돼 있다. 각 마을마다 우수한 자연경관과 지역의 특성을 살린 체험과 이벤트가 잘 준비되어 있다. 어느 지역을 찾을 것인지, 무엇을 즐길 것인지가 고민이라면 농협이 함께하는 팜스테이나 농촌여행 홈페이지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여행은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지친 몸과 마음을 다스리고 채우는 시간이어야 한다. 일년 반 넘게 이어지는 코로나19로 인한 고립감과 우울증을 호소하는 도시민과 아이들에게 농촌은 정서적 안정감과 스트레스 감소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는 취적의 여행 장소이다. 치유와 힐링을 겸한 자연 친화적인 농촌여행을 통해 지친 마음을 달래고 폭염속에서 건강한 여름을 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정재호 전북농협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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