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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경제, 비대면 소비에 주목해야

한경수 한국은행 전북본부장

한경수 한국은행 전북본부장
한경수 한국은행 전북본부장

회사 일과를 마치고 사무실을 나서며 스마트폰으로 택시를 부른다. 집 근처 마트에 내린 후에는 이것저것 필요한 물품을 구매한다. 집에 도착하니 온라인으로 주문해둔 저녁 식사가 배달되어있다. 우리 회사에서 근무하는 A 과장의 일상이다. 택시는 택시 앱에 미리 충전해 둔 포인트로, 마트는 무인 계산대에서 신용카드로, 저녁 식사는 배달 앱에서 지역상품권으로 결제했다. 코로나19가 만연한 상황에서 이제는 일상이 되어버린 비대면 소비의 한 단면이다.

비대면 소비가 무엇인지에 대한 통일된 정의가 아직 없는 가운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온라인 쇼핑, 배달 주문 등 서로 얼굴을 마주 보지 않고 이루어지는 소비활동을 떠올린다. 하지만 대금을 주고받는 결제라는 측면에서 살펴보면 비대면 소비를 조금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에서 정의하는 비대면 결제는 온라인 쇼핑과 같은 비대면거래뿐만 아니라, 앱 등을 이용한 택시 호출·결제와 같이 거래 현장에서 단말기의 접촉이 없이 모바일기기 등을 통해 결제가 이루어지는 것을 포함한다.

IT 인프라의 발달과 함께 점차 성장하던 비대면 소비는 코로나19로 타인과의 거리두기가 일상화되면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중이다. 2020년 우리나라의 온라인 쇼핑규모는 159조원을 넘어서며 지난 3년 사이 70% 가까이 증가하였다. 또한 금년 6월 기준 소매판매액은 코로나19가 시작된 작년 1월보다 8% 증가한 데 반해, 무점포 소매판매액은 무려 31%나 증가하였다.

그렇다면 앞으로 비대면 소비는 어떻게 될 것인가? 코로나19 종식이 가시화되더라도 비대면 소비는 중요한 소비 경향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시간과 노력을 줄일 수 있다는 편리함 때문이다. 또한 코로나19 로 인해 높아진 대면 활동에 대한 경계심도 비대면 소비 선호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하는 주요 이유이다.

이처럼 비대면 소비 시대가 급진전하고 있는 가운데 전북지역 경제는 어디에 위치해 있을까? 현재 비대면 소비 관련 서비스는 수도권에 집중된 대형 IT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배달 앱 등 대형 전자상거래 업체가 대부분 수도권에 소재하고 있다. 반면 전북은 수도권에 비해 IT산업 기반이 취약하여 수도권 대형 업체들과 경쟁할 수 있는 기업의 출현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는 ‘규모의 경제’라는 차원에서 볼 때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북은 변해가는 환경에 맞추어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비대면 소비 확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모습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군산시가 2020년 3월 전국 최초로 출시한 공공 배달 앱인 ‘배달의 명수’다. ‘배달의 명수’는 2021년 4월 기준 누적 주문 건수 40만건, 주문금액 97억원을 돌파하는 등 낮은 수수료 및 지역상품권 연계 등으로 지역 소상공인과 소비자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다. 한편 금년 7월부터 재래시장 장보기 앱인 ‘장바요’에 전주 신중앙시장이 포함되었다. 지역 소상공인과 소비자들을 연결해주는 온라인 플랫폼이 적은 상태에서 ‘장바요’와 같은 판매 공간이 제공된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앞으로도 비대면 문화에 적응하여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고민이 필요하다. 지방자치단체와 민간이 함께 협력하여 지역 특색을 가미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 등을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한경수 한국은행 전북본부장

 

△한경수 본부장은 조사국 거시재정팀장과 통화정책국 정책연구부장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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