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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김포 서울편입론의 본질과 지방에 대한 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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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도연 (원광대 게임콘텐츠학과 교수)

난데없이 김포가 세상 뜨거운 도시가 되었다. 국민의힘 김기현대표가 무심코(?) 쏘아올린 듯한 화살 한 방이 정치판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김기현 대표가 간만에 ‘한 건’ 한 셈인데, 민주당으로서는 얼떨결에 한 방 맞은 모양새인데다 이슈 자체가 간단치 않아 대응도 쉽지 않아 보인다. 김포 서울편입 논란은 이미 여러 각도에서 분석되고 있으므로 길게 말할 필요는 없을 듯 한데, 내가 주목한 것은 이 논란이 갖고 있는 본질이었다. 

  김포 서울편입 이슈가 폭발하면서 새삼스러게 느끼는 것은 ‘서울은 여전히 서울’이라는 점이었다. 김포 이슈에 반응한 사람들은 서울에 대한 강한 열망을 숨기지 않았다. 물론 이 열망의 근저에는 부동산 가치의 상승이라는 경제적 이익이 깔려있지만, 서울에 대한 강력한 정서적 추앙도 있었다. 김포의 서울편입 논란을 통해 국민의힘이 정치적으로 얼마나 큰 이익을 얻을지 모르나 정말 중요한 악행은 그 시대착오적인 열망에 불을 붙였다는 점이다. 

  김포 서울편입 이슈가 터진 그날 정부는 국무회의를 통해 ‘지방시대 종합계획’을 확정했다. 이것이 우연의 일치라면 정말 기막힌 타이밍인 셈이다. 한편에서는 서울을 메가시티로 만들겠다는 원대한 구상을 밝히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을 통합한다는 종합계획이 발표된 것이다. 정부와 여당은 마침내 ‘한마음 한뜻’을 접고 각자도생하겠다는 것인가, 아니면 지역판 ‘양두구육’의 재판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 엉뚱한 사태의 본질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가 지방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의 관점의 문제에 있다. 이들이 가진 가장 본질적인 문제는 지역을 하나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국민의힘이 밀어부친 김포 서울편이과 윤석열 정부의 지방시대 종합계획의 어느 쪽에도 지역 혹은 국토에 대한 철학과 미래비전은 보이지 않는다. 김포는 정치이슈로 발전시켜 서울경기권의 불리한 정세를 흔들겠다는 계산이 너무 명확하고, 지방시대 종합계획은 이전 정부와 큰 차이 없는 허망한 산업전략과 이미 발표된 개별사업들의 성의없는 종합세트에 지나지 않았다. 

  김포 서울편입으로 모처럼 칭찬을 들은 국민의힘은 민주당에게 찬반입장을 명확히 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그 전에 국민의힘이 해야할 일은 왜 김포가 서울이 되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당연히 김포시민이 원하기 때문이라는 것은 답이 될 수 없다. 정부와 국민의힘은 지금 한국사회에서 지역이 어떤 문제에 부딪치고 있고 그 문제의 근원이 무엇인가 단 한번이라도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가 묻고 싶다. 지역을 국가를 구성하고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야 하는 주체가 아니라 단지 정책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오만하고 편협한 서울중심주의가 곳곳에서 드러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러한 인식은 윤석열정부와 국민의힘에만 있지 않다. 문재인정부 5년 동안 지역균형발전은 한 걸음도 진전하지 못했다. 민주당 역시 지역을 하나의 대상으로만 보는 태도는 마찬가지였다. 이들 역시 균형발전과 분권이라는 이슈는 이미 구석에 쳐박아둔지 오래다. 한국사회를 이끌어가는 정치엘리트들의 서울중심적 사고체계는 이미 굳어질대로 굳어진 것 같다. 어릴 적 지역을 떠나 서울에서 자리잡고 고향에 봉사하겠다는 그 마음은 가상하기는 하나 지역을 제대로 이해하는 말은 아니다. 지역은 봉사의 대상이 아니라 일하는 현장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정으로 우리는 질문하고 따져야 한다. ‘지방은 여전히 지방’이지만 시혜의 대상이 아니라 국가를 구성하는 주체적 단위이며 국가의 미래라는 점, 그리고 지방에 사는 사람도 국민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원도연 (원광대 게임콘텐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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