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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하고 단단한 글의 위로…황숙 수필집 '보랏빛 예찬' 출간

고백적 언어로 풀어낸 40여편의 수필 수록
소설가 양귀자 "수필집에는 인간의 품격 포기하지 않는 황숙의 시간 축적되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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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랏빛 예찬 표지/사진출처=교보문고 

세상에 묵직한 질문을 던져온 황숙 작가가 수필집 <보랏빛 예찬>(소소리사)을 통해 독자들을 사색의 세계로 안내한다.  

<원미동사람들>을 집필한 양귀자 소설가는 “황숙 작가의 글을 읽고 있으면 내가 알고 있는 황숙의 모습이 절로 떠오른다”며 “‘글에도 지문이 있다’는 말처럼 글 속에 담겨있는 글쓴이의 품성과 삶의 태도, 생각의 흐름 같은 흔적이 곳곳에 드러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어떤 경우에도 인간의 품격을 포기하지 않는 황숙의 시간들이 축적되어 그만의 독특한 지문을 만들어 낸다"고 덧붙였다. 

황숙 작가는 수필집 <보랏빛 예찬>에서 인생이 살아 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고백한다.  

작가의 고백적 서술은 단순히 주장이나 견해에서 그치지 않는다. 자신의 견해가 납득될 수 있도록 근거를 제시해 독자들을 끊임없이 사고하게 한다. 그렇게 하나의 상념이 사색으로 숙성되는 과정이 단단하면서도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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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숙 작가 

“베 짜기에 비유하던 삶에 대해서. 내가 짠 베로 남을 시원하게 혹은 따뜻하게 해 준 일이 있는가에까지 현실 속에서 내가 찾아야 할 알맹이는 무엇인가. 그 답도 베짜기에서 찾을 수 있는 가장 원초적인 것. ‘정성’으로 귀결되었다. 편리함, 신속함, 능률을 높이 사는 사이 이 낱말은 자꾸 사전 속으로 달아나고 있었다. (중략) ‘성(誠)’자에서 보듯이 ‘말을 이루는 것’은 가장 기본적이면서 가장 힘든 일임을 안다. 그러나 스스로 말한 것을 묵묵히 이루는 것만이 내가 짠 베가 베다울 수 있을 것이다.”(‘앎과 삶 사이에서’)

휘발성 강한 글들에 염증이 생길 때 큰 위로를 주는 수필집 <보랏빛 예찬>은 1부 보랏빛 예찬, 2부 만남, 3부 사형수의 어머니, 4부 보파시장 등에 총 40여 편의 글이 수록됐다. 

황숙 작가는 책머리에서 “글쓰기는 분망속에서 허우적거리다 얼룩을 지우듯 엉켜진 실타래를 풀 듯, 인식이 명료해지고 가지런해지는 과정”이라며 “생각이 글자를 통하여 고정되면서 질서를 되찾고 스스로의 판단을 거치므로 가치가 정립되어 개운해진다”고 밝혔다. 

황등중고등학교 국어과 교사를 역임한 황숙 작가는 원광대와 전북대, 전주대, 우석대 등에서 국어국문학 관련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1996년 <시대문학> 봄호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을 수상해 작가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저서로는 <전주신흥교회사>(공저), <자유인-나의 아버지 황순재>(공저) 등을 펴냈다.  현재 문학동인 글벗 회장과 전북작가회, 전북여류문학회, 문학시대 수필가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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