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혜숙 작가의 ‘순교’ 사진전이 21일까지 문화공간 아트갤러리 전주에서 열린다.
평소 종교적 신앙에 대한 다양한 묘사를 통해 지역의 종교 문화를 연구해 온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순교'를 주제로 시각예술을 표현한다.
천주교 신자인 유 작가는 2021년 3월 초남이 성지 미사 후 바우배기에 있었다. 당시 200여 년 만에 한국 최초의 천주교 순교자이신 윤지충 바오로와 복자 권상연 야고보의 무덤이 발견되는 순간을 목격했다. 최초의 순교자 터가 보이는 전동성당 지하에서 성곽을 쌓았던 돌과 성곽 넘어 그날의 하늘을 상상했고, 그 상상의 작업물들을 선보이는 것이다.
순교자의 무덤 발굴현장 목도 후 '두번째 영원 공존' 연작물을 선보인 작가는 이를 통해 종교적 이해와 시각적 해석을 숭고하게 표현한다.
때문에 작가는 사진에 가장 미묘하고 복잡한 효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빛의 언어를 최대한 활용한다. 이를 테면 빛의 단순함과 도상의 의미가 내재된 모호성을 의도적으로 대입하는 것이다. 모호함의 의미를 읽지 못해도 서정적이고 서사적인 음률을 시각적으로 구사한다. 많은 이야기가 담겨져 있지만, 작가는 미학적으로 가장 단순하고 순수한 형태로 제시하며 창조적 표현의 형태를 취한다.
작가는 작업노트를 통해 "나에게는 순교 그 자체가 신념에 관한 예술이고 예술은 그 기억을 살려내는 수단"이라며 "사진 언어를 통해 ‘기억해야 할 타인의 죽음’을 어떻게 묘사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담긴 작업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모 형제를 여의고 거친 하늘과 바람 속에 남으로 남으로 내려간 초남이 아기들을 생각하며 이 전시를 그분들께 바치려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 카톨릭대학교와 전주대학교 사진전공대학원을 졸업한 작가는 그동안 전주국제사진제, 전북예술회관, 아트갤러리 전주, 대둔산미술관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또 다수의 그룹전을 통해 시각예술의 다양성을 제시해왔다. 현재 그는 아트갤러리 전주 소속 작가 모임인 AP-9에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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