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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단풍⋯이상기후에 물들기 전 ‘추풍낙엽’

지난해 전북지역 단풍 10월 16일 관측, 26일 절정 이뤄
전주기상지청 "올해 전북지역 단풍 절정 관찰되지 않아"
큰 일교차에 초록색 단풍잎 색깔 변화 이전에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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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정읍 내장산에서 단풍나무들의 색깔이 변하지 않았다. 조현욱 기자

기후변화로 인해 단풍들이 사라지고 있다.

올해 전북지역에서 단풍의 절정은 관찰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큰 일교차로 인해 색깔도 변하기 전에 단풍들이 떨어지고 있다.

5일 전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올해 단풍나무의 절정은 아직 관찰되지 않았다. 올해 전북지역에서 단풍이 관측된 시점은 지난 10월 11일이었으나, 한 달 가까이 지난 상황에도 절정에 이르지 못했다. 단풍의 절정은 나무의 80% 이상이 단풍색이 들은 경우를 말한다.

지난해 전북지역 단풍은 10월 16일 관측이 시작돼, 10일 만인 26일 절정을 이뤘다. 올해 단풍은 상당히 늦은 시기까지 절정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또한 색깔 변화 이전에 벌써 단풍나무들의 이파리들이 떨어지고 있다.

이날 오전 8시께 찾은 전주시 삼천동의 한 공원의 나무들은 이미 대부분의 단풍잎이 떨어져 앙상한 나뭇가지를 보이고 있었다. 땅바닥에 떨어진 이파리들은 녹색과 적색이 섞여 있었다.

같은 날 찾은 전주시 덕진공원에서도 이파리가 바닥에 떨어진 나무들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시민들은 떨어진 단풍잎과 은행잎을 한쪽으로 치우고 있었다.

이날 만난 시민 김모 씨(40대·여)는 “지난 밤 조금 춥다고 생각이 들었었는데, 아침에 와보니 나무 이파리들이 많이 떨어져 있다”며 “아직 이파리 색깔들이 변하지 않았는데, 기후가 변하다 보니 단풍들도 예전 같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전북지역 아침 최저기온은 영상 2도~7도, 낮 최고기온은 영상 13도~15도로 큰일교차와 함께 쌀쌀한 날씨가 이어졌다.

단풍은 나뭇잎들이 영상 5도 등 일정온도 이하로 기온이 낮아질 시 광합성을 멈추면서 빨간색이나 노란색, 갈색 등으로 변화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지난 10월 도내에는 영상 20도가 넘는 따뜻한 기온이 이어졌다. 이에 나뭇잎들은 광합성을 계속 진행했고, 단풍으로 색깔이 변화하기 전에 급격하게 낮아진 기온과 바람 등으로 인해 나무에서 떨어진 것이다.

정수종 서울대학교 기후대학원 교수는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추운 기온에 반응하는 단풍잎들이 변화하지 못했다”며 “식물들은 기후변화에 정직하게 반응한다. 단풍잎이 물들지 않는 것은 아열대 기후에서 발생하는 현상이고, 이 상태가 지속되면 단풍나무들은 점점 사라질 것이다”고 말했다.

김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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