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군에 호남·충청권을 아우르는 대규모 화학물질 보관시설이 건립됐다. 동원그룹의 종합물류계열사 동원로엑스가 250억 원을 들여 완주 테크노밸리산단에 화학물질 전용 물류센터를 건립한 것이다. 시설은 축구장 5개 크기에 해당하는 3만3000㎡ 규모로, 국내 내륙지역 화학물질 물류사업장 가운데 가장 크다. 2차전지와 반도체·석유화학 산업에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화학물질의 보관과 운송을 총괄하는 이 시설은 기존 항만터미널 인근에서만 가능했던 부분을 내륙에서도 가능케 해 호남·충청권 관련 업체의 물류 부담을 절감하고 편리성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사회에서는 이 같은 기대와 함께 떨쳐 낼 수 없는 게 역시 ‘안전’문제에 대한 불안감이다. 유해성과 위험성을 내포한 화학물질 보관시설, 그것도 대규모 시설이라는 점에서 마냥 반길 수만은 없다. 특히 전북지역에서 최근 몇 년 사이 유해 화학물질 누출사고가 잇따랐고, 지난 6월에는 군산의 한 화학약품 제조공장에서 폭발사고까지 발생하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화학물질을 보관하는 대규모 물류시설이 건립돼 주변 도로와 산업단지에 화학물질을 운반하는 대형 차량이 수시로 드나들게 됐으니 지역사회의 불안감은 클 수밖에 없다.
물론 회사 측에서도 안전에 최우선을 두고 위험 상황을 24시간 모니터링하는 AI CCTV 솔루션 등 위험물 첨단 안전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환경청과 소방서를 통해 유해물·위험물 인허가를 취득했고, 근무자 전원이 유해물·위험물 취급 교육을 수료했다고도 했다.
그렇다고 방심해서는 안 된다.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특히 화학물질 사고는 예측하기 어렵고 인명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데다 주변 환경에도 심각한 영향을 끼치는 만큼 철저한 예방시스템과 초기 대응이 요구된다. 화학물질 사고를 막을 수 있는 안전시설과 함께 근로자 교육을 통한 작업현장의 안전문화 확립, 그리고 사고 발생 시의 신속한 대응체계가 요구된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지역 소방기관과 긴밀한 연계·협력 시스템을 구축하고, 안전 컨설팅과 함께 사고 대비 방제훈련도 정기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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