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16대 전주상공회의소 회장을 역임한 전북경제의 원로인 (주)흥건 김광호 회장(71)은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대외적인 요소 못지 않게 대내적인 노력도 중요함을 강조했다.
김 회장은 "도내 국회의원들 중 초선이 많아 중앙과의 인맥 및 역량이 미흡해 국가예산 확보에 어려움이 있는 만큼 특정정당만 선호할 것이 아니라 전북발전을 위한 인물을 도민들이 뽑아야하며 기존 정치권도 지역균형발전이란 대승적 차원서 전북예산 확보에 한 목소리를 내도록 서로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역설한 뒤 "토박이 자본 증대가 실질적인 전북경제의 근간을 튼튼히 하는 것인 만큼 토착기업 간 공동개발 및 협업 등의 상생 노력과 기능인력 양성, 특화산업 개발 등에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토착기업이 성장해야 지역인재의 일자리 창출 및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는데 자본력이 약한 실정이라 전북은 소비산업에 너무 치중돼 있음을 안타까워 하며 전북경제의 산증인으로서 전북 발전을 위해 지향해야 할 점 등을 제시했다.
-전북경제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어떻게 보십니까.
"생산원가 절감에 물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컸던 과거는 무역이 일본과 미국에 의존해 있던 경제체제여서 동남권을 주축으로 산업화돼 있었으나, 현재는 교통의 발달과 IT산업의 발달로 내륙지역 및 서남권 지역도 산업이 많이 발달했습니다. 또한 전북의 미래도 거대한 시장 중국을 겨냥해 새만금을 지방사업이 아니라 국책사업으로 개발한다면 무척 밝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전북경제는 국가 경제의 1.3%에 머물고 있는 안타까운 실정입니다. 전북경제가 이처럼 열악한 것은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동안 경제가 정치논리에 의해 많이 좌우되면서 수도권과 동남권을 중심으로 산업화가 되다보니 자연히 부익부 빈익빈 현상으로 전북경제가 열악한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도내 정치권이나 자치단체들이 하나 같이 전북경제 활성화에 힘써 왔다고 하지만 도민들이 느끼는 체감도는 약합니다. 정치권과 자치단체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새만금개발이 20년이 지났어도 아직 갈길이 멀기만 합니다. 전북은 지역개발예산이 다른 지역에 비해 매우 적어 도로하나 개설하는데도 다른지역은 1~2년이면 끝나는 공사가 몇 년씩 걸립니다. 예를 들어 익산국토관리청에서 발주되는 1년 예산이 전남과 단순 비교해도 배 이상 차이가 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정책이 정치논리로 해결되는 경향이 많은 현실에서 현재 전북경제지표가 전국 최하위권에 머물고 전북 경제가 한국경제의 1.3%에 그치고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이 모든 것에서 정치권과 지자체는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도내 전체 기업 중 중소제조업체가 차지하는 비율이 90%를 넘고 대부분 2차 생산업체나 섬유업체 등이 많아 경제기반 구조가 매우 취약합니다. 이 때문에 경제구조 개편이 시급한데 어떤 방향으로 전북경제의 구조가 개편돼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세계경제가 하나로 돼 1등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급변하는 경제체제하에서 1·2차산업으로는 전북의 미래가 어두운 만큼 IT산업, 관광산업 등 특화산업체제로 변화해가야 합니다"
-중앙건설이 지난해 12월 상장폐지되면서 도내 건설업체 중 1군 업체가 단 한 곳도 없게 됐습니다. 이처럼 도내 건설업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은 무엇때문인가요.
"전북경제의 수준에 비해 건설업체의 수가 너무 많습니다. 지역개발도 너무 취약하다보니 대형공사가 발주돼도 전북몫을 제대로 찾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그렇다면 도내 건설경기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요.
"관발주공사는 발주 관서에서 과감하게 지역건설업체를 보호해 주어야 하며 민간공사도 외지업체에 밀리지 말아야 합니다. 이와 함께 도내 건설업체가 합병하는 등 대형회사로 변화해야 하고 외국에도 많이 진출해야 해야 무한경쟁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최근 프로야구 10구단 무산과 관련 도민들의 실망감이 매우 큽니다. 도민의 한 사람으로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매우 잘못된 결정입니다. 자본력과 물량공세에 의해 좌우된 것 같아 아쉽습니다. 스포츠산업은 경제논리로 풀어서는 안되며 전국민이 동참할 수 있는 전국민 프로야구시대로 발전해야 합니다. 그런데 10구단중 5개구단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
-새만금개발에서 도내 건설업체들이 제 몫을 찾지 못하고 있는데 대응책은 무엇인가요.
"국가입찰제도상 도내 건설업체들이 소외돼 있고 업체들이 많다보니 경쟁이 심해 단합을 못하고 새만금개발의 외곽에 머무는 자충수를 두고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도내 업체들이 똘똘 뭉쳐 공동도급비율 상향을 요구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전북의 미래로 주목받는 새만금이 어떻게 개발돼야 한다고 보십니까.
"세계경제가 거대한 중국의 결제발전과 더불어 동남아 개발도상국들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서해안시대가 개막되고 있는 이때, 새만금은 당장 눈앞에 나타나는 파급효과만 생각하지 말고 장기적인 면에서 설계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를 위해서는 전북발전 차원이 아니라 국가발전 차원에서 국책사업으로 개발돼 새만금개발 성과를 극대화해야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경제대통령, 경제민주화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역대 정권의 전례를 보면 지역별 안배에서 호남몫은 대부분 광주·전남에 돌아가고 전북은 항상 소외돼 왔습니다. 전북경제의 원로로서 차기 정부에게 전북경제 활성화를 위해 바라는 게 있다면 어떤 것이 있습니까.
"대통령 출마당시 전북에 공약한 사항들이 형식에 그치거나 중단되지 않고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반드시 이행될 수 있도록 배려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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