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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중풍에 좋은 음식·생활습관

▲ 장인수 우석대 전주한방병원 중풍파킨슨센터 교수
나이가 들면서 사람의 기억력은 급격하게 떨어진다. 열쇠나 휴대폰을 잃어버려서 한참을 헤매거나, 아는 사람의 얼굴은 또렷이 기억이 나는데도 이름을 떠올리지 못하는 일이 흔하게 된다. 하물며 중풍과 같은 뇌손상이 동반된 환자들에게는 말할 것도 없다. 뇌혈관이 막혀서 발생하는 뇌경색이나 반대로 뇌혈관이 터져서 생기는 뇌출혈을 모두 뇌중풍, 뇌졸중이라고 부른다. 이같은 뇌혈관 질환으로 인한 뇌손상은 다양한 증상을 동반한다. 그 중에서도 기억력 장애는 비교적 흔한 편이다.

 

뇌졸중에 걸린 후 드물게는 희한한 기억장애가 생기기도 하는데 실독증, 실자증이라고 부르는 증상이 있다. 이는 글자를 읽는 능력이 소실되는 것을 말하는데, 흔한 증상은 아니지만 일단 발생하게 되면 한글이나 영어 알파벳을 모두 읽지 못하게 된다. 그런데 이런 경우에도 한자를 보여주면 한문을 읽을 수 있다. 한글이나 영어와 같은 문자들은 표음문자(表音文字), 즉 소리나는 대로 읽는 글자들이다. 그렇지만 한자는 글자 하나하나가 각각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표의문자(表意文字)이다. 사람의 뇌는 한문을 글자가 아닌 그림으로 인식한다. 그렇게 때문에 대뇌에서 저장하고 인식하는 영역이 다른 글자들과는 달라서 이런 현상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중풍과 같은 질병으로 인해서 급격하게 뇌기능이 손상되거나 치매와 같은 질병이 아니더라도 사람의 뇌는 나이가 들면서 점차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과거에는 한번 손상된 뇌세포는 다시는 회복되지 않는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나이가 들더라도 뇌세포가 새로 생성되며, 뉴런이나 시냅스가 다시 만들어지고 형성된다는 것이 계속 밝혀졌다. 이를 뇌의 가소성 (plasticity)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 때 우리의 뇌기능이 더 좋아지게 할 수 있을까?

 

뇌에 좋은 음식은 다양하지만 항산화식품이 좋다. 대표적인 항산화식품은 녹차, 홍차, 사과, 딸기, 귤 또는 오렌지, 포도를 들 수 있다. 이들은 모두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풍부한 것들인데, 몇 년 전 미국에서 저명한 신경학자들이 뇌의 신경퇴행성 질환인 파킨슨병에 좋은 음식으로 추천하기도 했다. 이들은 모두 대표적인 항산화식품들이며, 파킨슨병 뿐만 아니라 중풍에도 효과적이다. 나아가 노년기의 뇌가 늙는 것을 방지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생선을 자주 섭취하는 것도 좋다.

 

치매나 중풍이나 파킨슨병 환자가 아니더라도 노년기의 뇌 건강을 지키는 것은 중요하다. 뇌에 좋은 생활습관은 무엇이 있을까? 첫째, 무엇보다도 꾸준히 운동하라. 운동하는 것 자체가 뇌를 자극해서 더 젊게 만드는 비결이다. 모든 종류의 신체활동은 뇌를 자극한다. 추운 겨울이더라도 움츠러들지 말고, 따뜻한 장소나 시간에 땀을 흘리면서 운동하는 것이 바로 뇌를 젊게 만드는 방법이다. 둘째로 독서를 하라. 책을 읽는 습관은 뇌를 자극해 더 건강하게 만든다. 셋째, 계산하기가 좋다. 간단한 더하기 빼기가 뇌를 젊게 만든다. 일본의 가와시마 류타 교수는 단순한 계산을 지속하는 것만으로도 치매 환자의 뇌 기능이 좋아진다고 했다. 넷째, 사람들과 어울리며 노는 것이 좋다. 화투를 치는 것도 괜찮다. 장기와 바둑도 좋다. 친구들과 어울려서 노는 것 자체가 뇌를 젊게 만든다.

 

그렇다면, TV를 즐겨보는 것은 어떤가? 안타깝게도 TV는 별로 도움이 안된다. TV는 수동적이다. 내가 뭔가를 하는 것이 아니라, TV 드라마를 집중해서 보는 동안에 스토리를 따라서 그냥 흘러가기 때문이다. TV를 보는 동안에는 뇌의 일부분만 깨어있고, 나머지 부분은 활동이 줄어들게 된다.

 

활동이 줄어들고 움츠러들기 쉬운 계절이다. 마음이 우울하기 쉬운 때이다. 젊음이 그립다. 그러나 지나간 세월을 아쉬워하지 말라. 오늘은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젊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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