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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염 치료를 위한 한의 외용제 ‘비염고’

우석대학교 부속한방병원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이동효 교수

우석대학교 부속한방병원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이동효 교수
우석대학교 부속한방병원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이동효 교수

비염은 비점막의 염증으로 콧물, 재채기, 코막힘, 가려움, 통증 등의 증상을 유발하고, 수면장애 및 학습 능력 감소, 생산성 감소, 삶의 질 저하를 가져오는 대표적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2019년 국내 비염 환자 수는 1000만 명을 넘어섰으며, 비염의 유병률 증가에 따른 의료비 증가는 사회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비염은 일반적으로 알레르기 비염과 비알레르기 비염으로 분류된다. 알레르기 비염은 특이 항원에 의하여 증상이 나타나는 반면, 비알레르기 비염은 특정 항원이 아닌 감염, 호르몬, 직업 및 여러 다른 원인으로 인해 발생한다.

한의학에서 비염은 비구, 비양, 비색, 비연, 분체 등의 병증에 속한다. 비염 치료를 위해서 한약 치료뿐만 아니라, 외용 치료를 활용하고 있는데, <동의보감> 에서는 비구에 대한 외용 치료로 세신고를 언급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비염 치료 시 사용되는 국소용 점막수축제의 경우 코막힘을 효과적으로 완화시킬 수 있으나 장기간 사용하게 되면 오히려 약물성 비염의 원인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분무용 국소 스테로이드제의 경우 코막힘과 같은 비염 증상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재채기 등 국소 자극 증상이 초기에 나타날 수 있으며, 비강 내 작열감, 건조감, 가피, 코피 등이 발생할 수 있고, 장기간 사용 시 소아 성장 장애가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밖에 비강 세척의 경우 적응하기 이전까지 작열감 및 불편감을 초래할 수 있고, 치료보다는 일시적인 증상 완화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한방 병·의원에서 흔히 사용되는 한의 외용제인 ‘비염고’의 임상 효능을 규명하기 위하여 한국한의학연구원과 우석대학교 부속 한방병원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에서는 비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전향적 관찰 연구를 공동으로 수행하였다. 연구 참가자는 4주 간 일평균 3회 이상 ‘비염고’를 도포하였으며, 비염 증상의 개선 정도를 관찰했다.

연구 결과, 코막힘, 콧물, 재채기 등의 증상을 측정하는 코 증상 점수가 치료 후 36.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비염으로 인한 삶의 질 평가 점수 역시 치료 후 49.4% 감소하여 비염 증상이 상당히 개선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또한 비 내시경 검사를 활용하여 비 점막 상태를 평가한 결과, 비 점막의 색상, 부종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비 내시경 평가 척도에서 ‘비염고’ 치료 후 22% 개선된 결과를 나타냈으며, 비강 내 염증 정도를 나타내는 사이토카인 수치 역시 감소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비염고’의 주 처방인 황련해독탕은 동의보감에 상한(傷寒)으로 인한 화열(火熱)을 다스리는 처방으로 기재되어 있으며, 최근 항염증, 항알레르기, 항산화 효능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황련해독탕에 대한 다양한 실험적, 임상적 효능에 대한 평가를 고려하였을 때, 황련해독탕 기반의 외용제인 ‘비염고’가 비강 점막의 염증을 개선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에서도 중성약을 활용하여 다양한 비강 내 외용 치료제를 개발 및 시판 중에 있다. 현재 한의 임상에서는 ‘비염고’ 등을 이용한 다양한 비강 내 한의 외용제를 활용하여 비염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보다 적극적인 비염 치료 및 관리를 위하여 안전하면서도 경제적이고 효과적인 한의 외용 치료제의 개발 및 적용이 필요하다. /우석대학교 부속한방병원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이동효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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