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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스트레스

▲ 김락형 우석대 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교수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많은 스트레스를 경험하며 살아간다. 기기의 발전은 생활의 편리를 가져왔지만 또 다른 면에서 보면 우리는 자동차, 핸드폰, 인터넷의 발전을 통해 더 많은 일을 하게 되고 더 바쁜 일상을 보내게 되었다. 더 많은 스트레스를 가지게 되었다.

 

자동차를 타고 가서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 일하게 되었고, 먼 거리의 출장을 당일에 다녀오게 되었고, 인터넷과 핸드폰을 통해 더 빠른 의사소통과 일처리를 해야 하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인터넷과 핸드폰의 사용은 통화를 하거나 일하는 시간 외에도 인터넷 속 여기저기를 돌아다니고, 지인들과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특별한 목적이 없으면서도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버스를 타고 가는 시간, 누구를 기다리는 시간, 잠들기 전의 시간, 업무의 중간 중간 시간에 휴식과 이완을 가지지 못하고 인터넷과 핸드폰으로 가득 채우고 있는 것이다.

 

현대인의 스트레스는 머리가 아프고, 목과 어깨가 긴장되고, 혈압이 오르고, 소화가 안 되고, 속이 쓰리고, 불안하고, 쉽게 잠들지 못하고, 체중이 늘어나고, 심장병 암과 같은 증상과 질환을 유발한다.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의 생활은 우리의 몸과 마음의 긴장을 가져오고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키게 된다. 긴장을 해소하고 몸과 마음의 이완을 가져오는 것은 이러한 질병을 치료하고 예방하는데 중요하다.

 

서울 지하철 노선도에서 1호선 종점이 소요산역인데, 경기도 동두천과 포천에 있는 산이름이다. 소요산(逍遙山) 이름의 유래가 특별한데 화담 서경덕, 봉래 양사언, 매월당 김시습이 자주 소요하였다하여 소요산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각 글자를 살펴보면 거닐 소, 서성거리다 요이다. 말 그대로 소요하다, 한가롭게 거닐다라는 말이다.

 

한의학에서 두통, 화병과 같은 스트레스 질환에 많이 사용하는 처방 중에 소요산(逍遙散)이라는 약이 있다. 소요는 동두천의 소요산의 소요와 같고, 가루약이라는 산자를 붙인 이름이다. 정신적인 긴장과 해결되지 않는 일이 계속되면 우리의 몸에서는 기운이 소통하지 못해서 가슴이 답답하고 소화기능이 떨어지며 가슴과 얼굴로 열이 오르게 되는데 이때 사용하는 약이 소요산이다.

 

스트레스로 인해 몸과 마음의 긴장이 계속되어 생기는 증상과 질환들은 옛 문인들처럼 소요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옛 사람들이 소요산에서 세상일을 잊고 몸과 마음을 편안히 하고 거닐었던 것처럼 가까운 곳에 나가서 가볍게 거니는 것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데 도움이 된다. 꼭 산에 나가지 않더라도 업무 사이사이 의자에서 일어나 몸을 움직이고 스트레칭을 하는 것, 버스를 타고 갈 때 고개 숙여 핸드폰을 하지 않고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는 것, 잠시 눈을 감고 편안한 호흡을 유지해보는 것도 현대인에게 몸과 마음에 소요하는 것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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